하락세를 보이던 국제 원유가가 지난 주말 다시 꿈틀댔다.

24일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28.02달러.

전날보다 71센트 올랐다.

상승폭은 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느낌이 좋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의를 코앞에 두고 있어서다.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의 쟁점은 증산 규모.

회원국들이 증산에는 합의할 것 같은데 얼마를 더 생산할지는 아직 가늠할 수가 없다.

증산 규모는 당연히 수요 예측을 토대로 결정된다.

석유 수입국들은 현재 수요가 공급에 비해 하루평균 2백만배럴 정도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공급이 달리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OPEC 회원국들도 이런 주장에 동감하고 있다.

문제는 리비아 알제리 등 일부 강경세력이다.

1백만 배럴 증산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증산량이 2백만배럴을 넘어야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하면 하락세가 둔화되거나 멈출 것이고 증산 규모가 1백만배럴 정도면 유가는 다시 뜀박질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잔가네 석유장관은 지난 25일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석유 증산에 대해 강경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산 규모가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되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의는 며칠이고 계속된다.

미국에서는 다시 금리인상설이 나오고 있다.

그것도 "기습인상설"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주 은행간 콜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주가가 폭등하는등 시장이 오히려 반대로 움직였다.

앨런 그린스펀 의장도 불안해 하는 눈치다.

일단 오는 31일 발표되는 1999년 4.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금리인상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 같다.

만약 잠정치(6.9%)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면 금리인상을 위한 FRB의 저울질이 시작될 것이다.

기습인상에 나선다면 시장의 반응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국내 시장에도 적잖은 여파가 미치게 된다.

원화 환율의 향방도 주목거리다.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을 1천1백8.70원에 마감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곧 1천1백원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자산관리공사가 곧 15억~20억달러의 대우 해외채권을 사들이고 6억달러 정도의 대우 수출환어음(DA)이 정산될 예정"이라며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1백원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국이 환율 하락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가의 주도권 쟁탈전이 일단락됐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24일 정몽헌 회장을 단독 회장직에 올려놓더니26일에는 정몽구 회장을 다시 공동 회장으로 롤백시켰다.

정몽헌 회장은 단독 회장을 27일 그룹 운영방안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언론에 통보해놓은 상태다.

몽구.몽헌 두 형제 회장의 주도권 경쟁을 이번주가 피크일 것같다.

삼성자동차 채권단은 27일과 28일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 르노와 삼성차 매각을 위한 2차협상을 진행한다.

부산지역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기에 매각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채권단이 제시한 6천9백50억원과 르노가 염두에 두고 있는 5천억원정도 사이의 줄다리기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중공업은 28일 한중 서울사무소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대우 기업어음(CP) 매입과 관련한 윤영석 사장 문책여부가 관심사다.

민주당에 입당해 논란을 빚었던 박상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은 30일께 이사회를 소집,회장직 사퇴 등 거취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호 기자 jhkim@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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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포인트 ]

<>27일 -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의(오스트리아 빈)
- 삼성차 채권단-르노 협상(~28일 프랑스 파리)

<>28일 - 한국중공업 주주총회(한중 서울사무소)

<>29일 -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청와대)

<>31일 - 미국 1999년 4.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 발표
- APEC 서울포럼 개최(~4월1일, 힐튼호텔)

<>주중 -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이사회(30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