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게이트가 테헤란밸리로 간 까닭은..."

서울 역삼동의 아남타워 빌딩 7층.벤처 메카 테헤란밸리의 심장인 이 근방에 모여있는 벤처캐피털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그들의 자리를 위협하게 될지도 모를 "황금 문(GoldenGate)"이 27일 이곳에 세워지기 때문.이미 많은 벤처투자를 성공시켜 명성이 자자한 삼성물산의 골든게이트(본부장 문영우)가 테헤란밸리 입성을 선언한 것이다.

"이곳에 투자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더욱 긴밀한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문 본부장은 이전 배경을 설명한다.

삼성물산 종합상사 부문에서 뼈가 굵은 베테랑들로 구성된 골든게이트는 "깐깐한" 투자로 정평이 나있다.

"골든게이트로부터 많은 투자자금을 받기는 기대하지 마라"는 소문은 널리 퍼져있다.

하지만 "투자유치는 힘들지만 한 번 관계를 맺으면 확실히 책임져 주는 곳"이라는 말도 골든게이트를 따라다닌다.

골든게이트의 제1호 투자기업 지인텍(대표 서정주).속눈썹 성형기를 개발해낸 평범한 업체였다.

대부분의 벤처가 그러했듯 기술외에 다른 경영노하우가 부족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골든게이트로부터 12억원의 투자를 받고 나선 싹 달라졌다.

작은 부분도 꼼꼼히 챙겨주는 전천후 지원이 쏟아졌다.

골든게이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삼성물산의 해외 마케팅망은 미국 일본 등지로의 수출계약을 속속 성사시켰다.

산은.기은.기보캐피탈 등으로부터 34억8천만원의 투자자금을 추가로 끌어들이는 것도 이뤄냈다.

최근 새롭게 선보인 콧물흡입기에 들어가는 반도체칩은 삼성전자가 라인을 따로 증설해 공급해주었다.

의료기기인 이 제품의 성능 테스트는 삼성병원이 맡아 주었다.

"자고 나니 유명해져있더라"는 말처럼 이런 도움으로 지인텍은 지난해 약 65억원의 매출에 20억원 가까운 엄청난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알짜배기 회사로 새로 탄생했다.

지인텍 외에도 의료기기 전문 "아미티에",정밀화학 벤처 "세라켐" 등 20여개의 투자업체들은 제각기 골드게이트의 지원으로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한 야심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 자본들이 몰려오는 국제 비즈니스의 장이 돼 버린 벤처시장에서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문 본부장은 "골든게이트는 코스닥은 물론 나스닥까지 뛰어 넘는 더 큰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벤처기업의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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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