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라인업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디스커버리의 신규 수입모델인 Td 5를 시승했다.

수입차로서는 드물게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터프함과 우아함이 어우러진 구형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모든 부분이 새롭게 바뀌었다.

특히 검은색 무광 플라스틱으로 두껍게 처리된 범퍼와 펜더 몰딩이 보기 좋았다.

실내로 들어가보면 운행중에 자주 사용하는 스위치들은 핸들과 계기판 주변에 모여있고 사용빈도가 낮은 스위치들은 약간 멀리 배치시켜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배려했다.

그러나 파워윈도와 시트 히팅장치 스위치는 센터콘솔 앞쪽에 자리잡고 있어 주행중에 사용하기에는 혼란스럽다.

시트가 높아 전방시야는 탁월하지만 2열과 3열 좌석에 가려 후방시야는 좋지 않다.

그렇지만 뛰어난 품질감과 마무리,간결하게 처리된 우드그레인,세무로 처리된 도어 내장재,곳곳에 자리잡은 다양한 수납공간들이 랜드로버의 명성을 실감케 한다.

세계최초로 전자식 유닛 인젝션 시스템을 도입한 5기통 2.5 디젤터보 인터쿨러 엔진은 1백38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2t이 넘는 차체무게 때문에 힘이 넘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주행이나 오프로드 주행에 있어서는 부족할 것이 없다.

초기가속은 비교적 우수하지만 킥다운시 엔진소음이 커지는 만큼 힘이 따라주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공회전시 엔진소음은 여타 4WD와 비슷하지만 시속 80~1백km 정도에서는 "디젤엔진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조용하다.

브레이크 반응은 부드럽지만 직선적이다.

핸들도 오프로드 주행을 감안해 여유있게 움직이지만 차체는 정확하게 반응한다.

서울 근교의 좁고 구불구불한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자 디스커버리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노면의 불규칙적인 요철에도 차체는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전자식 구동력 조절장치(ETC) 덕분에 진흙밭에서도 미끄러짐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특히 내리막길 주행시 전자적으로 구동력과 제동력을 조절해주는 HDC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

엔진효율이 상당히 높아 복잡한 도심,험한 비포장도로 등 다양한 환경을 주행하면서 자동변속기에 무거운 차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연비를 보였다.

유정희 < 자동차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