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경쟁적인 수신금리 인상으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투신사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을 웃도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들의 명목 예대마진(예금.대출금리 차이)에서 경비(인건비, 관리비)와 대손충당금 등을 뺀 실질 예대마진은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22일 내부자료에서 은행들이 2차 구조조정 바람을 피하기 위해 외형위주 경쟁으로 수신금리를 마구 올리는 바람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무리한 수신경쟁을 강력히 억제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은행권의 과도한 경쟁으로 지난달중 실질 예대마진이 마이너스 0.9%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연 7%대였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 1월말 8.31%까지 치솟은 탓이다.

이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는 금전신탁 배당률(7.84%)은 물론 투신의 1년만기 채권형펀드(5.85%)를 2.46%포인트나 웃돌았다.

투신사 공사채펀드는 대우사태 등 펀드부실화로 실현수익률이 떨어져 은행 정기예금에 훨씬 못미치는 수익을 내는데 그치고 있다.

작년 6월만 해도 투신의 1년만기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금리보다 2.34%포인트 높았다.

이로 인해 작년 하반기부터 지난 2월까지 투신권 수신은 69조7천억원 준 반면 은행권 수신은 이 기간중 38조원 늘었다.

금감원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비용이 늘어나면 곧바로 손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또 투신의 경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펀드에 신규수탁을 금지하는 등 펀드클린화를 조속히 추진키로 했다.

한편 투신사들은 MMF(머니마켓펀드)와 신탁형저축 등 단기상품에선 여전히 은행, 종금보다 금리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MMF 수익률은 연 6.0-6.5%(15일 기준)로 은행 MMDA(수시입출금식 시장성예금)의 5.0-5.2%를 웃돌았다.

이로 인해 투신권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심해져 공사채펀드는 올 1,2월중 10조2천억원이 빠진 반면 MMF와 신탁형저축 수신은 5조1천억원 늘어났다.

오형규 기자 oh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