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사의 유일한 직계손자인 안웅호(68)박사가 17일 고국을 방문했다.

미국에 사는 안박사가 고국을 찾은 것은 1990년이후 처음으로 꼭 10년만이다.

"할아버지가 순국하신지 90주년을 맞은 올해 모국 땅에서 할아버지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여러 일들을 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안박사는 안의사가 남긴 2남1녀중 차남인 준생씨의 아들로 안의사의 손자로는 유일하다.

안의사의 장남 분도씨는 안의사 유족들의 첫번째 망명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8살의 나이로 숨지는 바람에 대가 끊겼다.

위아래 누이를 두고 1933년 상해에서 태어난 안박사는 해방이후 서울로 왔으나 1952년 미국으로 건너가 심장병 치료에 권위있는 의학박사 전문의로 활동하다 1985년 은퇴해 지금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조용히 지내고 있다.

안박사는 오는 26일 안의사 순국 90주년 기일을 전후한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안의사 성역화사업 추진위원회와 함께 안의사의 유골 발굴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다.

안박사는 특히 이번 방문길에 자신이 직접 펴낸 "인간성의 위기"(Crisis of Humanity)"라는 제목의 영문판 책자도 갖고 왔다.

안박사는 "오랜 세월 할아버지와 영혼의 교류를 가지면서 깨달은 인간존재의 의미와 할아버지의 뜻을 담은 책"이라며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글판 책을 펴내고 싶고 앞으로 일본판도 내 일본인들에게도 할아버지의 정신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박사는 현재 국내 종교 민간단체 대표들이 참여한 안의사 성역화 사업추진위원회가 추진중인 "안중근의사 유해 발굴문제"와 관련,"그분들과 만나 얘기를 듣고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