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맞이한 첫해에 산업자원부의 산업기술지원계획을 보면 몇가지 중요한 정책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보인다.

첫째, 개별단위별 지원방식에서 탈피하여 산학연 혁신공동체 등 혁신구조와 시스템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나눠먹기식의 분산형 기술개발전략에서 전략산업과 부품, 소재 산업 등 소위 선택과 집중방식으로, 공급중심의 기술인프라에서 네트워크형의 인프라와 표준, 디자인, 전자상거래 등 지식주도 성장구조에 적합한 인프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세째, 기술개발위주에서 기술의 실용화, 확산을 강조함으로써 기술개발지원의 사회경제적 수익률을 제고하고 기회의 창을 넓히겠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중앙집중방식에서 지방화, 세계화를 강조함으로써 국가 내부 혁신원천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혁신네트워크에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산자부의 이번 정책방향은 급변하는 산업기술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몇가지 측면을 유의해야 한다.

첫째, 전략산업 설정에 있어서 보다 분명한 철학과 비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고부가가치형이나 기술집약적 측면은 근본적으로는 공급측면에서 접근한 산업구조이다.

각 산업의 세계적인 수요증가율을 주시해야 한다.

둘째, 선택과 집중방식이 성공하려면 기술예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술혁신의 주기가 급격히 단축되고 있고 기존의 발전궤적을 이탈하는 기술도 빈번한 만큼 기술예측 모니터링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중에서 가장 정치중립적인 분야가 산업기술정책이다.

이 분야가 정치에 휘둘리면 효율성을 상실한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3월말 공고를 거쳐 4월부터 바로 자금지원에 들어간다고 한다.

행여나 선거를 의식하여 서두르기라도 한다면 21세기형 혁신정책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안현실 전문위원 ahs@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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