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

지난 1994년 멕시코 통화위기 이후 미국은 국제금융기구들을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

클린턴 행정부는 국제금융기구들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지난 50년간의 세계경제 구도의 변화를 고려한다면,브레튼우즈 체제하에서 설립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을 개혁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한 일이다.

앞으로 개혁작업은 더 심도있게 진행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국제금융기구들에 대한 개혁작업이 미국의 국익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코소보나 동티모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해결하려는 국제금융기구들의 노력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의 근원을 진단하지 못한 채 단기적인 처방에만 급급해 하는 미국이나 기존 국제금융기구들의 움직임에는 문제가 있다.

가난과 질병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금융기구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선행돼야 한다.

실제로 국제분쟁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국제금융기구만큼 효율적이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제도적인 장치는 없다.

국제금융기구들의 활약 덕택에 세계경제는 성장하고 국제금융시장은 안정될 수가 있었다.

인류애적인 측면에서 국제기구들은 큰 공헌을 해왔다.

또 경제.무역적인 측면에서 미국은 큰 이익을 누려왔고 앞으로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금융기구들은 "대출"과 "자문"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세계시장의 개방화와 자유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들 기구의 활동을 통해서 최근 몇년간 세계금융시장은 투명성이 증진되고 부패가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 재산권이 강화되고 투자환경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다.

미국인구는 전세계의 4.5%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부는 전세계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 여부는 수출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국제금융기구들이 계획하고 있는 세계경제 성장 전략의 성공 여부에 따라 미국의 운명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이유에서 국제금융기구들의 존재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거듭 말했듯이 현존하는 국제금융기구들의 활동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IMF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 금융시장을 새롭게 조명해 봐야 한다.

이와관련,민간부문이 갖고 있는 막대한 자본이 미래의 성장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공공자금은 그동안 자본시장에서 최대 자금원이었다.

하지만 민간자본 시장이 발달하면서 공공분야의 역할은 직접적인 금융제공에서 벗어나,민간자본의 흐름을 원활히 해주는 기본틀을 구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IMF도 이같은 변화의 물결을 수용해야 한다.

각국이 안정된 금융시장과 원활한 자본흐름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금융위기로부터 쉽게 탈출할 수 있는 탄력성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새 시대의 질서에 부응할 수 있는 IMF가 되려면 절차와 정책이 개혁돼야 한다.

새 시대에 맞는 IMF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의 개혁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정보를 시장과 투자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둘째,거시경제적 요소들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지만 금융시장이 조그만 변화에도 불안해지기 쉽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기상황에 처한 국가들에 대한 자금지원도 선별해 보다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리=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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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미국상원 외교위원회에서 행한 연설문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