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은 TV나 PC(개인용 컴퓨터)에서부터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전자제품엔 대부분 들어간다.

여러가지 칩을 붙이는 기판으로 거미줄 같은 회로가 깔려 있다.

PCB회로는 전자제품의 성능을 좌우한다.

워낙 미세한 선으로 촘촘히 그려진 회로이기 때문에 자칫 선끼리 닿았다간 단번에 성능이 떨어진다.
그 PCB회로의 불량여부를 검사하는 초정밀 계측장비는 현재 미국
일본으로부터 거의 수입해 쓴다.

국내 수요만 매년 50% 가까이씩 늘고 있다.

이리오테크(대표 박태욱.43)는 바로 이 정밀계측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회사.

지난 98년6월 세워진 이리오테크는 PCB용 검사장비 개발에 나서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기기를 만들어냈다.

이 회사의 검사기는 회로 선의 양끝에 양극과 음극선을 대면 회로가 잘못 닿아 불량이 난 것 등을 찾아낸다.

그것을 계기의 수치만이 아니라 소리(단속음)로도 들려준다.

일반인들이 그만큼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이 제품은 작년 4월 특허 출원됐고 외국 회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미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의 회사들로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이리오테크가 만들 수 있는 여러가지중 하나일 뿐이다.

이리오테크는 벽걸이용 TV에 쓰이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의 검사장비도 역시 국산화했다.

PDP의 주사선을 PCB의 회로처럼 검사하는 것.

이 검사기는 인쇄회로기판 검사장비보다 시장 잠재력이 훨씬 크다.

국내 가전사들은 금년 하반기부터 PDP를 이용한 벽걸이용 TV를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이때 검사장비는 필수적이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리오테크가 개발한 PDP검사장비는 기존의 외국산 제품에 비해 기능과 품질 면에서 모두 앞선다.

예컨대 일본산의 경우 PDP의 모델에 따라 다른 검사기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리오테크 제품은 어떤 모델에도 사용할 수 있다.

호환성이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값도 싸다.

수입품 가격은 대당 10억원을 넘는다.

이리오테크는 그걸 절반 정도에 팔 계획이다.

아날로그 설계와 디지털 프로세싱 등 초정밀 계측장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이다.

이리오테크의 그같은 핵심 기술은 모두 박태욱사장의 손에서 나온다.

박 사장은 중앙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과거 금성전기에서 60채널 통신단말기 개발과정에 참여했고 전자저울 업체인 카스에서 개발과장으로 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우리 기술로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제품인데도 수입제품을 쓰는 현실을 보고 회사 창업을 결심했다"는 게 박 사장의 창업 동기.

초정밀 검사기술을 갖고 있는 이리오테크는 앞으로 화재위치 감지기,PDP화면 검사기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올 매출 목표는 약 50억원.내년엔 1백50억원,내후년엔 3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리오테크의 현재 자본금은 3억원.이번 엔젤마트에서 추가로 3억원을 유치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 돈은 신제품 개발과 PDP검사장비 양산설비 자금으로 활용된다.

오는 10월엔 인터넷 공모를 통해 15억원 정도를 더 끌어들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코스닥 등록 시기는 내년 하반기쯤으로 잡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전문가 평가 ]

이리오테크의 가장 큰 장점은 기술력이다.

현재 주력제품으로 양산능력을 갖춘 PCB검사기는 시장을 선점한 것으로 볼 수 잇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도 있어 다른 업체에 비해 우위에 있는 상황.그런데도 현재 시장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아 실제 판매 여부는 확실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PDP검사장치의 경우 기존 제품과 달리 주문생산 방식으로 생산된다.

가격이 5억원 정도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 검사기는 현재 모 대기업에 제안서가 제출된 상태다.

성사여부는 4월초 결정된다.

납품이 확정되면 계속적인 주문이 이뤄질 수 있다.

회사의 신뢰성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차입금의 대부분이 장기이고 부채 규모도 적어 재무상태는 괜찮은 편이다.

인력은 전자 관련 하드웨어 개발 경력이 15년 이상인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개발을 보조할 수 있는 인력이 더욱 필요하다.

종합적으로 보면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시장성이나 재무관리 능력이 다소 미흡한 편이다.

이에 대한 보완이 이뤄지고 인력충원이 된다면 유망하다고 본다.

< 안현식 삼일회계법인 회계사(경영).도경민 인덕대 교수(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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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한국경제신문은 매주 수요일 우수 벤처기업에 대한 지상엔젤마트를 열고 있습니다.

신문에 소개된 회사들은 한달에 한번꼴로 투자설명회를 갖습니다.

이리오테크는 오는 4월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설명회를 엽니다.

(02)769-66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