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의 새 행장 선임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경영공백에 따른 서울은행의 영업위축이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어 금융계에서는 "정부가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도 서울은행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회는 헤드헌터사를 통해 추천받은 사람들에 대해 적임이 아니라고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후보자가 전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때문에 행장후보추천위원회 개최시기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행은 오는 24일로 예정했던 주주총회 개최일을 29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주주총회 이전에 행장후보가 선임될 것인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입맛에 맞는" 행장후보를 찾지 못하자 정부내에서는 최근 서울은행을 도.소매금융으로 분할하는 방안과 해외금융기관 위탁경영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도.소매금융 분리방안의 경우 자산매각방식(P&A)이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해외금융기관에 위탁경영하는 방안도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않아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이때문에 서울은행 처리방안이 지난 98년초 공적자금을 처음 투입한 이후 한발짝도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금융계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은행은 현재 신억현 행장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나 신규투자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계에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벤처기업 투자마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공들여 왔던 월드컵축구 후원은행 선정에서도 밀려났다.

서울은행 직원들의 사기가 매우 침체돼 있다.

서울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것저것 따지다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결국 이 지경에 이르렀다"며 "처리방향을 정했으면 빨리 마무리짓고 새출발하는게 서울은행 정상화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