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에 첫선을 보인 레조는 잘 알려진 대로 대우자동차의 첫 RV다.

전통적으로 자동차시장의 비수기인 겨울에 그것도 그룹 자체가 어려운 때에 출시 2개월만에 계약고가 3만대를 육박한다고 한다.

많은 정성을 들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운전석에 올랐다.

레조는 배기량으로 보면 카스타,가격이나 크기에서는 카렌스와 동급이다.

우선 멧돼지를 연상시키는 프론트 페이스가 인상적이다.

이탈리아 피닌파리나가 승용차 스타일을 적용해 범퍼가 낮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전체적으로 독특한 형태의 균형감각을 이룬다.

높이 위치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는 시인성이 좋은 클리어렌즈 타입으로 뒷부분은 아토스나 크레도스 파크타운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레조는 스마일 사인을 연상시키는 뒤쪽 깜빡이 램프로 포인트를 줬다.

실내 스타일은 외양에 비해 점잖고 우아하다.

특히 부드러운 곡선으로 원형에 가깝게 처리된 센터 페시아는 실용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2열 좌석의 슬라이딩 기능 및 센터 암레스트,접이식 사이드 암레스트는 대형 고급차 못지않은 편안함을 준다.

약간 딱딱한 시트 덕분에 장시간 앉아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다만 운전석 허리부분 쿠션은 좀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CD플레이어가 장착된 기본형 오디오는 주변과 조화를 잘 이룬다.

약간 위쪽을 바라보고 있는 공조시스템은 그래픽이 뚜렷하며 위치도 적절해 조작이 매우 편하다.

레조의 모든 필라는 상당히 두꺼워 구조적 안전에 신경이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특히 A필라는 지금까지 보아온 것들 중 가장 두꺼운 느낌이다.

엔진룸은 비교적 콤펙트하지만 정비하기 충분할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작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엔진마운트가 독특한 구조로 진동을 억제하도록 돼있어 시동이 걸려 있는데도 못느끼고 다시 시동을 거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3천 rpm 이상으로 올라가면 엔진소리가 다소 거칠어지지만 많이 쓰는 영역에서는 아주 조용하다.

풍절음도 시속 1백 이전까지는 거의 들리지 않고 시속 1백30 를 넘어서도 그다지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릴 정도. 수동변속기의 클러치 페달은 상당히 부드럽다.

클러치의 연결감은 물론이고 페달 작동자체도 아주 부드럽다.

그러나 부드러운 작동에 비해 페달의 움직임이 너무 커 변속이 잦은 시내구간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시프트레버의 연결방식이 로드타입이기 때문에 변속할 때 기어가 물리는 느낌이 깔끔하다.

핸들링은 민감하면서도 조심스럽다.

자칫 조금 큰 각도로 돌리게 되면 차체의 롤이 쉽게 다가온다.

게다가 전후 무게 배분이 전륜구동 차량으로서는 비교적 잘 돼있어 회전반경이 큰 코너에서는 약간의 오버스티어가 느껴진다.

노면진동도 잔잔하게 전달돼 충력흡수도 만족스럽다.

다만 아쉬운 점은 페달 위치를 비롯한 운전석 레이아웃을 더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페달 높이가 낮은 편이라 세밀한 페달 조작이 어렵고 풋레스트도 다소 불편한 위치에 있다.

전체적으로 레조는 편안한 승용차에 초점을 맞춘 차라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수납공간과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췄지만 RV보다는 승용차라는 느낌이 강하다.

유청희 자동차 칼럼니스트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