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평범한 샐러리맨의 아내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장사하던 친구에게서 자극을 받아 어린이 교육용품 체인점을 차리게 됐다.

이웃 마을에 7평 규모의 점포 매물이 나와 보증금 8백만원에 월세 70만원,권리금 5백만원을 주고 세를 냈다.

이와 함께 본사 가맹비와 물품구입비,인테리어비로 2천5백만원이 들었다.

인테리어 공사기간 그녀는 아이들 교육에 관한 책을 구입해 읽곤했을뿐 특별한 준비는 하지않았다.

본사에서 A씨에게 시간만 내면 된다고 할 정도로 완벽한 준비를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개업시기도 좋았다.

어린이날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인데다 개업 사은품을 증정하자 동네 주민들은 관심을 갖고 A씨의 가게를 찾았다.

그러나 개업시즌이 지나면서 매출이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본사에 문의를 했더니 원래 처음 개업하면 매출이 잘 안오른다,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단골이 생기는 법이라며 좀 더 기다려보라고 했다.

하지만 기다려도 매출은 오르지 않았다.

기웃거리는 사람은 많았지만 비싸다며 그냥 가버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루 매출액은 5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7개월 이상 손해를 보던 A씨는 유사 업종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본사에서 A씨 가게로 보내준 물건이 요즘 인기있는 제품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대부분이 재고상품이었던 것이다.

인기없는 재고상품인데 본사에서 제시한 가격은 정품가격이었기 때문에 손님들이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A씨는 가게 문을 닫고 서울 본사로 올라가 항의했지만 책임 있는 간부 사원은 아예 사무실에 나타나지도 않고 일반 직원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어 제대로 대화를 나눌수도 없었다.

고객들이 좋아하는 인기 상품을 갖추고 적절한 가격대를 책정한다면 다시 일어설 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포기하기로 결심했다.

인기상품을 갖추자니 지난 몇달간 적자가 계속돼 새로 물건 구입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그리고 이미 비싼 집이라고 소문이 났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인심도 잃은 상태였다.

A씨는 남아 있는 물건을 떨이로 판매하고 가게 문을 닫았다.

A씨의 실패원인은 안일하고 소극적인 운영과 잘못된 본사 선택,지나치게 본사에 기댄 데 있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PC 통신 GO L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