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영화학교라는 아카데믹한 이미지를 털어내고 영화를 통한 세상읽기를 보여주려 했는데 제대로 전해졌는지 모르겠네요"

지난주부터 EBS의 "시네마 천국"(금,오후10시)의 새 MC을 맡은 방은진(34)씨는 첫 방송에 대한 반응부터 묻는다.

영화 연기론를 다룬 "스크린 연기의 비밀"을 번역출간하고 단편영화의 조연출로 나설만큼 영화에 대한 해박함을 자랑하지만 국내 최장수 영화전문 프로의 진행자역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눈치다.

"첫날 스튜디오에서 혼자 프로그램을 진행하느라 진땀뺐어요.

이전에 진행을 맡았던 단편영화극장은 제가 단편 영화에 관심이 많은데다 움직임이 많은 프로그램이라 한결 자연스러웠거든요"

방씨가 진행하는 "시네마 천국"은 시의성 높은 영화계의 핫 이슈를 쫓는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POV(Point Of Point)코너".

문제작이나 숨은 걸작들을 시네마천국의 특유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이때는 차분하던 방씨의 목소리에 유독 생기가 돈다.

몬트리올,벤쿠버 등지의 국제영화제에 처음 접한 후 이제는 마니아수준인 단편영화들을 소개할 수 있기때문이다.

"때로는 단편영화가 오히려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를 갖췄다고 느껴요.

짧은 내용속에 더 많은 삶의 철학이 담겨 있거든요.

아무래도 제 프로의 진짜 포인트가 될 듯 싶어요"

여전히 일반인들에는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방씨는 "시네마 천국의 딜레마"라고 실토한다.

"시네마 천국의 강점인 전문성과 영화적 재미를 함께 보여주기가 쉽지 않아요.

저를 포함한 전 제작진이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시네마 천국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작품속에 자신의 빚깔을 깊게 각인시키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는 그가 "시네마 천국"을 어떤 빛으로 채울 지 주목된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