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 레너드 리지오 교수
공병호 자유기업원장 ]

미국의 저명한 시장경제 이론가 레너드 리지오 교수가 최근 방한, 한국경제
신문을 위해 공병호 자유기업원 원장과 대담을 나누었다.

조지메이슨대 교수이자 헤리티지재단 자문위원장인 리지오 박사는 미국의
경제 및 대선현황, 시장경제에 대한 세계동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담 내용을 요약한다.

<> 공병호 원장 =몇달전 미국 연방법원이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반독점법
위반 예비판결을 내렸습니다.

많은 한국사람들도 MS사의 반독점법 위반에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리지오 교수 =저는 잘못된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시장에는 많은 다양한 기업들이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 가운데 한 회사
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MS사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싼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다른 산업에 있는 기업과 달리 MS사는 2~3년마다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해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것입니다.

이것이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결한다면 미연방법원은 19세기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입니다.

<> 공 원장 =미국 법원이 왜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생각하십니까.

<> 리지오 =MS사와 경쟁관계에서 뒤지는 기업들과 이익단체가 정부에 압력을
행사한 것 같습니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들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 공 원장 =지금 미국은 대통령 예비 선거운동이 활발합니다.

미국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의 최근의 주요한 정책적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리지오=미국 정부는 상당한 재정흑자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세금을 줄여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이를 다시 소비하거나
투자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강조합니다.

반면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산업전반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강조합니다.

그래서인지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조세감면을 통해
증가된 소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따라서 재정흑자분을 교육재정 등에 투자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볼 때 더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 공 원장 =미국의 지속적인 경제호황이 클린턴 대통령이 정책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경제호황은 과거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좋은 정책을 추진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 리지오 =레이건과 클린턴 대통령 모두 잘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대통령 말고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공로도 상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좋은 정책을 추진했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또한 그린스펀 의장의 정책을 현명하게 수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입니다.

<> 공 원장 =그린스펀의 정책은 고전적 자유주의(classical liberalism)에
기반하고 있지 않습니까.

<> 리지오 =그렇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고전적 자유주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린스펀의 정책을 잘 수용했습니다.

특히 FRB가 대통령과는 독립적인 기구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공 원장 =미국에서의 고전적인 자유주의나 보수주의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리지오 =유럽에서의 보수주의가 전제군주제에서 형성된 것이라면 미국
에서의 보수주의는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고 헌법에 충실하려는 것에서 비롯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럽과 미국의 보수주의는 다르게 성장했습니다.

미국에서의 자유주의는 정부 역할보다는 개인들의 자유를 강조합니다.

유럽에서는 정부가 종교를 통제하거나 종교에 관련된 출판물에 여러 제약을
가했으므로 종교의 자유를 강조하는 자유주의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많은 제약과 통제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종교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기를 갈망한 것에서부터
자유주의가 출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공 원장 =고전적인 자유주의는 우리가 번영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나라들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자유주의를 현실적으로 각 나라에 적용할 때는 조정과 수정이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보편타당한 게 원칙이지만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리지오 =문화는 전통적 가치관, 즉 가족 종교 문학 등을 포함합니다.

이는 매우 오랜 시간 속에서 형성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판단할 때는 바로 이러한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적응기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민간교육은 이러한 전통적인 문화에 기초해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적응하는
것을 잘하는 반면 정부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공교육은 경직적이고 모든 사람
들을 획일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 공 원장 =고전적 자유주의(classical liberalism)가치를 추구하는
연구기관들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리지오 =미국기업연구소(AEI) 헤리티지재단 케이토연구소 애틀래스재단
등이 있습니다.

AEI는 가장 오래된 연구기관 중 하나로 1943년 설립돼 규제완화및 조세정책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1974년 설립된 헤리티지재단은 주로 공공정책을 연구하고 있으며 미 의회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케이토연구소는 1977년 설립돼 헤리티지재단이나 AEI와 비슷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은 많은 젊은 연구인력들이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면 AEI는 경륜있는 노련한 연구진을 갖추고 있습니다.

케이토는 이들의 중간정도로 헤리티지보다 젊은 연구진은 물론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 공 원장 =이러한 연구기관들은 재정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주로 어떻게
조달합니까.

<> 리지오 =개인과 기업, 재단으로부터 후원을 받습니다.

3분의1 정도입니다.

<> 공 원장 =헤리티지재단은 짧은 기간에 미국의 싱크탱크로 발돋움하는데
매우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러한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리지오 =헤리티지재단에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면제받도록 한
마케팅전략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공 원장 =헤리티지나 애틀래스재단은 다른 연구기관이나 자선단체와
어떻게 다릅니까.

<> 리지오 =헤리티지나 애틀래스재단은 교육적인 연구기관으로 평가
받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개인들이 후원하는 것입니다.

특히 헤리티지재단의 마케팅 전략은 매우 유효했습니다.

컨퍼런스 세미나 등 여러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고 참석자들로부터 기부를
받았습니다.

<>공원장=정부의 과도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헤리티지재단 케이토연구소
애틀라스재단 등과 같은 연구기관들은 어떤 활동을 합니까.

<>리지오=연구활동을 통해 칼럼이나 보고서를 쓰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홍보활동을 합니다.

<> 공 원장 =미국의 노동조합은 어떻습니까.

<> 리지오 =최근의 경향을 살펴보면 민간기업의 노동조합은 쇠퇴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의 노동조합의 입김은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대체로 민간 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노동조합원이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민간 기업의 노동조합원은 자신들이 조합비를 부담하지만 금전적으로
특별히 유리한 점이 없습니다.

반면 정부노조는 서로가 연대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등 정부에 압력을
행사합니다.

<> 공 원장 =귀중한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리=차병석.이방실 기자 chab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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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너드 리지오(Leonard P.Liggio)교수 약력

*1977~78년 케이토연구소 부소장
*85년~현 조지메이슨대학 로스쿨 연구 교수
*91년~현 헤리티지재단 자문위원회 회장
*92~95년 필라델피아 소사이어티 회장
*현 애틀래스재단 부원장, 몽페린 소사이어티 회원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