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과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컴퓨터어소시에이트(CA)의 찰스왕 회장,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CA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e밸류 서밋 포럼(e-Value Summit Forum)"
에서 21세기 인터넷 시대의 사회변화와 미래 전망을 펼쳐 보였다.

이들은 "인터넷 기반에 적응하는 것은 모든 인류의 공통 과제"라면서 "무한
경쟁 시대를 선도하려면 기업과 국가 모두 보다 빠르고 안전하고 독특한
e비즈니스 모델과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기조연설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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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석 < 전 정보통신부 장관 >

지금은 변화의 시대다.

인터넷이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인터넷의 발전 가능성은 사용인구의 증가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지난해초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3백만명이었지만 연말에는 1천만명을
넘어섰다.

1년만에 7백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1천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일본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1천8백만명, 중국은
1천만명이다.

한국은 절대치로 따지면 이들 나라와 비슷하지만 사용비율과 성장률을 놓고
보면 단연 앞선다.

인터넷 사용인구의 비율은 한국이 전체 인구의 20%, 일본은 14%, 중국은
0.7%다.

인터넷의 성장을 말할 때 또하나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무선 인터넷이다.

현재 국내 휴대폰 시장은 1년에 40%가 새로운 모델로 바뀐다.

최근 나오는 휴대폰은 대부분 인터넷을 사용할 수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내년 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3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에서 인터넷이 세상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상품을 구입하는 패턴이 달라질 것이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TV광고는 대부분 20~30초정도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정돼 있다.

인터넷은 광고의 본질인 정확한 정보제공에 더 근접해 있다.

인터넷 덕분에 소비자들은 구입하려는 상품에 대해 보다 자세하고 깊은 정보
를 얻을 수 있다.

인터넷 주식거래도 인터넷이 갖고 온 새로운 모습이다.

지난해 국내 인터넷 주식거래는 전체 거래량의 38%에 달한다.

올해는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의 등장이 모두에게 희소식은 아니다.

산업구조의 중간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자동차 딜러를 예로 들 수 있다.

인터넷 자동차 판매 사이트에서 원하는 차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얻고 바로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소비자가 인터넷으로 옮겨 가고 있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몇가지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보험상품과 회사를
추천해 주고 가입까지 할 수 있는 보험사이트가 등장하면 현재 보험설계사들
이 하는 일의 상당부분을 인터넷이 대신하게 될 것이다.

아직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는 젊은층이지만 최근엔 경제활동 인구의
상당수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의 젊은층이 나이가 많아져 사회를 이끌어 나갈 때쯤이면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바꿔 가는 세상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명이다.

< 김경근 기자 choice@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