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 삼성생명투신운용 대표 ykhwang@samsung.co.kr >

인생을 살아가면서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에 각각 요구되는
사회적역할이 바뀌듯 기업도 사회적 환경변화에 따라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대량생산과 박리다매를 특징으로 하는 산업사회의 개막은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출발점이었다.

이후 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에 요구되는 것들도
다양해졌다.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고 고용을 창출할 의무는 물론이고, 기업의 도덕성과
윤리성이 요구된 지도 오래다.

그러나 시대를 불문하고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은 고객과 주주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일 게다.

"고객"의 경우 미국의 랠퍼 데이더가 시작한 소비자운동을 기반으로 해,
기업의 사활을 결정짓는 요소로 자리매김되는 듯하다.

한 소비자의 불만이 수천 수만명의 고객에게 즉시 전파되는 인터넷시대인
요즘 기업의 운명은 수일내에 결딴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주주들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모르는 기업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최근 거래소와 코스닥간의 주가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개인 소액투자자들은 거래소를 떠나 코스닥으로 집단 이동하는 현상
마저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주주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한데 따른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코스닥등록 기업의 경영진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젊음을 바탕으로 무한한 창조력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 전세계 시장을
제패하겠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가.

그들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인정하고 투자해 주는 주주에게 무엇을
해 줘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권력이동이 급격한 이루어지고 있지만
굴뚝산업도 완전히 무시될 수는 없다.

오히려 첨단산업과 더불어 균형있는 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주주는 주주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을 수 있어야만 계속 주주로 남고
싶어할 것이다.

주주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고객과 주주를 하늘같이 섬기는"기업풍토가 하루빨리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