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정기에 이어 담배인삼공사와 삼성전자등 일부 우량기업들도 증권시장
에서 유통되고 있는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할 계획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 소각이 증권시장의 새로운 주가관리 방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 당국 역시 주총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한 현행 자사주 소각절차를 주총
보통결의만 거치면 되도록 개정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어 그동안 주식공급
일변도였던 국내 증권시장에도 다양한 주가및 재무관리 기법이 도입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주주 과반수 참석과 출석 주주 3분의2 찬성을 요건으로 하는 주총 특별결의
가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한 보통결의로 바뀌게 되면 그만큼
자사주 소각이 용이해지고 이를 실시하는 기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
된다.

미국등 선진국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주가관리의 대표적인 기법으로 정착되어
있다.

세계 최대의 싯가총액을 자랑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지난 8년동안
12차례에 걸친 주식분할과 8차례에 걸친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면서 주가를
관리해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MS사는 자사주 소각을 위해 그동안 1백12억달러를 투입했지만 주당가치의
증가와 이에따른 주가상승으로 투입한 자금의 몇배에 해당하는 자산가치의
증대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 소각 제도가 주가관리와 주주가치의 증대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당률 인상등 기업측의 주주중시 경영철학이
고루 균형있게 추진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증권시장에서의 합리적인
가격결정 메커니즘이 작동되어야 하는등 기업측과 투자자의 의식 및 관행이
한단계 성숙돼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자사주 소각이 자본 감소와 부채비율 증가라는 모순적인 결과를 동시에
발생시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등 채권자들이 자사주 소각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갖는 것도 긴요하다고 본다.

또하나 유의할 부분은 자사주 소각이 초래할 부정적 파장도 결코 적지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자사주 소각이 내부 유보의 감소등 부정적 결과 만을 극대화하거나 기업
관계자의 내부자 거래등 불공정 거래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 만이 자사주 소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본다면
증권시장에서의 제조업 위축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하겠다.

당국은 이같은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되 기업측의 자율적인 주가관리 노력은
최대한 인정하는 방향으로 관련제도를 정착시켜주기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