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3사 판매노조가 공동으로 인터넷 자동차판매 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제기와 불매운동 등 실력행사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드디어 올것이
왔다는 느낌을 준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정보서비스와 상거래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런 추세라면 방대한 유통망과 영업조직을 거느린 자동차 가전 보험 은행
등에서 자칫 대량 실업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고 우려했는데 이런 걱정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외환위기로 인한 실업대란도 미처 벗어나지 못한 우리경제로서는
인터넷 상거래로 인한 고용악화가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다.

사정이 이러니 노조측에서 인터넷 상거래 열기를 차단하고자 미리 선수를
치고 나온 것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조가 인터넷 상거래를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선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인터넷 상거래가 전세계적으로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대세가 돼버린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유일한 대안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유통구조 혁신을 서둘러
단행하는 길 뿐이라고 본다.

우선 영업직원은 지금까지 판매증대만을 목적으로 하던 단순한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컨설턴트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자면 유통조직이 어느 특정회사에 전속되지 않고 여러회사 제품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검토해 소비자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어야 겠다.

아울러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만족을 창출하는 일도 노련한
영업직원들의 몫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최근 범정부 차원의 전자상거래 활성화 종합대책을 계기로 지금까지 기업-
소비자간(B2C) 인터넷 상거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됐던 기업간
(B2B) 인터넷 상거래도 활발해질 전망인데 이 경우 경험있는 영업직원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인터넷 상거래의 특징인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신속한 쌍방향 의사소통이
단적으로 나타나는 곳이 바로 기업간 인터넷 상거래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인터넷 상거래에 필수적인 네트워크 형성, 물류망 정비와 혁신
에서도 영업직원들의 역할이 적지 않으리라고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인터넷 상거래에서도 경험많고 유능한 영업직원의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오히려 더 커진다고 본다.

다만 어떻게 하면 기존 영업조직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 하느냐, 그리고
영업인력의 역할을 고부가가치화 하느냐는 영업직원 자신은 물론 기업과
관계당국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