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이면 전국의 초중고대학이 졸업식을 갖는다.

그런데 어제 가족의 중학교 졸업식장에 갔다가 안타까운 광경을 보았다.

졸업하는 남학생들의 교복 바지를 찢고, 심지어 여학생들의 교복 치마도
찢어 놓는다.

장난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졸업생들의 머리 얼굴 옷 가리지 않고 밀가루를 퍼붓는다.

또 날계란을 판째로 들고 와 학생들 얼굴이며 학교 담벼락 등에 마구 집어
던졌다.

구입할 때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부담을 주었던 교복, 그대로 벗어 물려주어
후배들이 입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북한에선 굶어죽는 동포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데, 날계란은 무슨 의미
로 던지는 것인지.

6년 또는 3년동안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는 졸업식이다.

동료들과의 아쉬운 이별 그리고 고마운 스승님에 대한 감사함을 새기는
자리다.

이러한 것들로 교정에서의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추억의 기념일"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요전에 본 졸업식풍경은 전혀 아니올씨다 였다.

보다 진지하고 아름다운 졸업식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 이영숙 서울 성북구 장위2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