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가 출범한 지 25일로 2년을 맞았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었던 외환위기 상황을 벗어나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어느 새 새로운 천년, 새로운 세기의 길목에 접어들었다.

미래지향적인 눈으로 보았을 때 정부의 경제치적 중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벤처기업 붐의 조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난 2년간 5천여개의 벤처기업이 창업됐다.

코스닥에 작년말 현재 4백53개 기업이 상장됐고 5백여개 업체가 등록을
대기하고 있다.

코스닥의 하루 거래대금은 최근 5조원을 넘어서면서 거래소 시장규모를
능가했다.

고용면에서는 최소한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벤처기업의 GDP 비중이 지난 99년말 현재 4.8%로 추정되고 있으나 전후방
연관기업과 관련 서비스부문의 소득창출을 합산하면 1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약 3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원이 이미 투자됐거나 대기하고 있다.

앞으로 문제의 핵심은 이러한 벤처붐이 한국판 뉴이코노미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있다고 본다.

미국경제는 지난 92년 이후 지금까지 1백7개월 동안 고성장 저물가의 안정된
고효율경제, 이른바 뉴이코노미를 실현했다.

이에 대한 클린턴을 포함한 역대 대통령의 공헌도를 따지는 배부른 논쟁을
벌일 정도다.

물론 뉴이코노미의 이론적인 측면에서 학자들간에 이견도 많다.

그러나 한가지 일치된 의견은 80년대 장기불황의 어려운 환경하에서 지속적
으로 추진된 기업.금융부문의 구조조정 및 규제와 완화, 기술혁신, 그리고
교육부문에 대한 투자가 90년대의 뉴이코노미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다음으로 미국의 뉴이코노미가 거품인지의 여부, 그리고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 따져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거품이 돼 미국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한다면 최근 한국을 포함해
지구촌 곳곳에 파급되고 있는 뉴이코노미 역시 거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판단은 기술혁신 주기와 세계경제의 장기호황 주기를 감안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저명한 경제학자 슘페터가 일찍이 제창한 "창조적 파괴" 가설을 음미해보자.

새로운 기술혁신이 등장하면서 경기호황이 유발돼 지속하다가 기술이 널리
보급되면 수익률이 저하되면서 경제는 불황기에 접어들게 돼 기존 기술은
새로운 혁신의 물결에 의해 파괴되고 다시 새로운 기술혁신에 의해 경기상승
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90년대에 시작된 정보통신 생명공학 신소재 등 미래산업의 기술혁신은
미국경제의 호황을 시작으로 해 세계경제의 호황으로 확산되면서 20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기 호황주기에 편승해 본격적인 고소득 국가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산업분야에서 많은 고용과 부가가치가 창출돼야 한다.

경제구조 역시 21세기형으로 개편돼야 할 것이다.

"비즈니스 위크"지 최근호는 미국의 경제호황을 분석해 성공적인
뉴이코노미로 가는 몇 가지 필요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GDP에 대한 정보기술의 투자비율을 높여야 한다.

국제데이터사의 추정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GDP에 대한 정보기술의 투자
비율은 4%가 넘는 반면에 아시아 지역은 2%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효율성 증가를 위해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특히 원활한 자본공급을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개방이 필수적이고 선진금융
기법의 도입과 함께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자율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동시에 혁신적인 회사를 위한 벤처캐피털 시장과 창업을 고취하는 기업
문화를 육성해야 한다.

하버드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벤처캐피털이 기존의 R&D 지출보다 3~5배
까지 더 많은 특허권을 출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벤처캐피털의 유용성이 입증된 셈이다.

그리고 아시아 지역은 위험을 선호하거나 창업을 쉽게 하는 기업문화의
수용이 느리기 때문에 기업가에게 우호적인 기업문화의 혁명이 요구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부문의 규제완화와 경쟁의 촉진,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보화혁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결과가 가시화되기까지 미국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고성장.저물가의 뉴이코노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신산업분야의 벤처붐을 한국판 뉴이코노미로 연결되도록 조심스럽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본다.

< seon@kiet.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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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코넬대 경제학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