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돈 < (주)스타키코리아 대표이사 >

코스닥 열풍이 불고 있다.

증권거래소 시장은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지난 2월14일, 코스닥 거래대금은 6조4천2백10억원에 달했다.

거래소 시장 거래대금 3조4천9백52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정부는 "국민벤처펀드 조성" "자유로운 벤처기업 활동 보장" 등 코스닥을
부추기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코스닥 열풍을 촉발시킨 기폭제는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은 2월14일까지 20일째 코스닥주 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바이 코스닥(Buy Kosdaq)" 열풍은 지난 92년 증시개방을 연상
시킬 정도다.

작년 한햇동안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코스닥종목은 2천 4백2억원에 불과했다.

올들어서는 이날까지 8천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대신 거래소시장엔 "사자세력"이 없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이미 상당수가 코스닥으로 전환했다.

코스닥도 성에 차지 않아 "프리 코스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대에서 번번이 무너지다보니 "네자리수대 콤플렉스"
마저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따라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코스닥종목의 성장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성장에 따른 미래이익이 너무 앞당겨져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전체 종목의 매출액은 25조원, 순이익은 2조원인데 반해
싯가총액은 1백조에 육박한다.

거래소시장 상장사의 작년 매출액은 5백조원, 순이익은 16조원이며 싯가총액
은 3백30조원이다.

매출액을 성장의 기준으로 본다면 분명 코스닥의 싯가총액이 과도하다.

미국과 비교해보아도 코스닥은 고평가돼 있고 거래소시장은 저평가돼 있다.

나스닥종목 전체의 매출액대비 싯가총액은 5.3배다.

그런데 코스닥종목은 7.9배로 훨씬 높다.

통계로 볼 때 코스닥시장과 증권거래소시장의 역전현상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1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1천7백16억원에 불과했다.

이날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은 무려 4조5천8백83억원에 달했다.

비교조차할 수 없는 차이였다.

거래량 증가도 눈부시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천만~2천만주 수준
이었지만 11월에는 8천만주대로 올라선뒤 최근 3개월동안 1억주를 웃돌고
있다.

이에 반해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량은 작년 9월1일 이후 줄곧 2억~3억주대
에서 맴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수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시장 등록종목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8년말 3백31개이던 등록기업수는 99년말 4백53개로 늘어났다.

코스닥 등록기업수는 상반기중 7백개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백개정도의 기업이 추가로 코스닥 등록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수는 최근 몇년간 별 변화가 없다.

7백개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장기간 정체돼 있다.

올해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중인 기업수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같은 코스닥의 고속성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견해는 우려와 낙관으로 양분
된다.

코스닥의 연간 거래회전율은 세계 최고인 1천1백%로 2위인 미국 나스닥의
3배 수준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나스닥이 거래량 거래대금 거래회전율 등 싯가총액을 제외한 모든 기준에서
뉴욕 증시를 능가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 코스닥이 거래소를 능가하는
것은 대세라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코스닥은 성장잠재력이 높고 등록기준이 거래소보다 덜 까다로
우며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코스닥 등록기업들은 증권거래소 상장기업보다 주가관리에 훨씬 더
적극적이다.

주가가 떨어진다 싶으면 곧 바로 무상증자 액면분할 상호변경 자사주취득
등 호재를 내놓는다.

코스닥 기업의 이같은 특성을 감안할 때 코스닥의 활성화는 당연한 귀결
이다.

거래소 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증권거래소에 대응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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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