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고등학교의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지난 1989년 대만에서 사온 286
컴퓨터와 레이저 프린터, 그리고 PC통신과의 만남은 지금의 디지토를 설립
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됐다.

당시만 해도 흔치 않던 컴퓨터를 통한 PC통신의 세계는 사이버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일깨워준 공간이었다.

컴퓨터 마니아들인 고향 후배들과의 정보 교환은 창업을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했다.

PC통신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새로운 공동체를 추구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공유와 나눔, 연대와 제휴, 대중과 비주류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인
인터넷 공간에서 네티즌간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하고 풍부한 콘텐츠
를 결합시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회사 이름인 디지토( digito )는 디지털( digital )과 유토피아( utopia )의
합성어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유토피아를 향한 의지를 담았다.

지난 96년 6월 교편을 놓고 고향후배 둘과 디지토를 설립하고 숙식을 함께
하며 기술 개발에 노력한 지 2년여만에 인터넷 실시간 메신저인 소프트메신저
의 베타 버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소프트메신저는 특정 통신업체에 가입하지 않고도 인터넷에 접속만 돼
있으면 상대방이 지금 인터넷에 접속돼 있는지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쪽지를
주고 받으며 1대1 대화, 채팅, 동호회 구성 등 사이버 공간내에서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통신 수단이다.

소프트메신저를 개발하던 중 맞은 IMF체제는 커다란 고비였다.

소프트메신저를 완성하기 위해 고향 후배들, 직원들과 함께 고통을 나눈 그
시절은 해낼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버티면서 위험 관리, 경비절감 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달은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베타 버전 이후 99년 초에 완성된 소프트메신저 1.0버전을 가지고 본격적
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작년 4월 이후 현재까지 80만 회원에 동호회만도
2천여개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커뮤니티 포털로 성장했다.

지난 12월에는 소프트메신저의 중국어판 " WeiWei "의 개발을 완료하고
홍콩에 WeiWei.com 을 설립, 본격적인 중화권 공략에 나섰다.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 준비를 하고 있으며 향후 명실상부
한 아시안 커뮤니티 포털로 자리매김하고 세계로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디지토는 상반기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광고 소메플러스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및 판매, 실시간 메시징을 핵심
기술로 하는 새로운 SI 프로젝트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 올해 매출
65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 nlpurum@digito.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