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인터넷.PC통신인 천리안 홈페이지를 책임지고 있는 웹마스터
손정윤씨(28).

그는 요즘 눈코뜰새가 없다.

오는 3월 홈페이지 개편을 앞두고 전세계 인터넷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데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웹마스터란 그의 말대로 "홈페이지의 마스터(주인.달인)역할"을 하는 것.

손씨는 현재 9명의 웹디자이너 웹코더 프로그래머 등을 이끌며 홈페이지
전반적인 기획에서 디자인 콘텐츠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다.

그의 업무 스타일, 일에 대한 인식 등에는 프로 냄새가 배어있다.

먼저 일과 싸우는 승부욕이 그렇다.

하루평균 13시간 이상을 회사에 머물며 홈페이지 기획에 몰두한다.

퇴근후에도 인터넷 관련 서적을 뒤적이며 머리속을 홈페이지로 채운다.

새로운 정보가 필요하면 수시로 가까운 웹마스터들과 토론회 약속을 만들어
바로 달려나간다.

"인터넷과 관련된 최신 경향 등의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웹마스터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어요. 주 1회정도 열리는 토론회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손씨는 웹마스터가 갖춰야할 덕목을 묻는 질문에 "정보시스템에 대한 기술
지식은 물론 인터넷 시장 동향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잘라
말한다.

기본적인 프로그램 및 웹디자인 콘텐츠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지식을 갖고
인터넷 시장 흐름에 맞춰 홈페이지를 기획, 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자신에게 필요한 인터넷 관련 간행물을 지정해 두고 매주 빼놓지
않고 훑고있다.

손씨의 학창시절 꿈은 도예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학에서 도예(홍익대)를 전공했다.

언뜻 보기에는 인터넷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인터넷에 발을 들여놓게된 것은 대학에서 도자기를 빚기에
앞서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 도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게 계기가 됐다.

"그냥 재미있었어요. 차츰 인터넷에 빠져들면서 원하는 정보를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이유로 1995년초 대학졸업을 앞두고 컴퓨터 그래픽 과정을 수료한뒤
한국전산원에 웹디자이너로 입사하게 됐다.

이후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정보통신부 청와대 한국전산원 등 굵직한 홈페이지 구축작업에 참여한뒤
입사 6개월여만에 웹마스터를 변신한다.

특히 지난 1997년부터 2년동안 정부부처 및 지자체 공공기관을 위한
홈페이지 구축.운영 지침서를 만든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손씨는 전했다.

당시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돼 있지 않던 시절, 이 지침서가 전국적으로
배포되면서 공공기관의 홈페이지 구축이 본격화 됐다.

지난해 9월 데이콤 천리안 웹마스터로 스카우트된 손씨는 "요즘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네티즌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에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장차 한국 인터넷 산업에 기여한 사이버 우먼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