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연비 무공해 자동차"

21세기 도로를 지배할 새로운 자동차 개발을 둘러싸고 자동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1990년대초에는 전기자동차가 미래형 자동차로 각광받았으나 지금은 기술적
인 문제로 벽에 부닥친 상태다.

전기자동차는 한번 충전으로 2백km를 달릴 수 있지만 충전시간이 최소
3~8시간이 걸리는데다 고가의 충전 장비 등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그 대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2004년, 연료전지 자동차는 2010년께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자동차.

기존 기술을 조합해 저연비 저공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본격적
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고속주행시에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효율이 우수한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고 공해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출발 때는 전기 배터리를
이용한다.

이 자동차는 기존 자동차에 비해 출력은 떨어지지만 연비가 2배 가량 우수
하고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은 오염물질을 10분의 1~20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주행중 자체 발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하기 때문에 별도의 충전소가 필요없는
장점이 있다.

하이브리는 자동차는 직렬방식과 병렬방식이 있다.

직렬방식은 전기자동차에 엔진과 발전기를 추가한 것으로 주 동력이 전부
모터로 전달된다.

이 방식은 엔진의 구동력으로 발전한 교류전류를 직류로 바꿔 배터리에
충전한뒤 모터를 구동할 때 다시 교류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동력 변환과 교류.직류 변환이 두번씩 있어 연비가 낮은 반면 배기가스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병렬방식은 엔진에 의한 주행을 기본으로 하고 엔진의 효율이 낮은
저속운전 또는 가속 등에 모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작동영역을 구분해 구동시스템 전체의 연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 연료전지 자동차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사용되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그 이름대로 과도기적 자동차로 보는 것이다.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 자동차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한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에 의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열효율이 높은데다 배기가스가 대부분 수증기여서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1960년대초에 제미니 우주선의 동력원으로 처음 사용됐고
1980년대 중반까지는 장치산업용으로 기술개발이 진척됐다.

연료전지를 자동차 동력원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1980년대 말부터 시작
됐다.

실제 적용된 것은 캐나다 발라드사의 버스.

이 회사는 지난 1998년 버스에 이를 적용해 시험운행중이다.

승용차에 대해서는 최근 벤츠 오펠 마쓰다 도요타 등이 시제품을 발표했다.

문제는 수소를 어떻게 저장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는 순수 수소가 아니라 메탄올 가솔린 천연가스 등을 수소로 전환시키는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국내에서도 메탄올을 1차적인 원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자동차가 연료전지와 축전지 두 가지를 에너지원으로
모터를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연료전지의 소형화, 에너지 회수율이 높은 브레이크시스템 등의 영역에서
기술 발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국내에서는 현재 4kw급 연료전지의 개발이 끝난 상태다.

그러나 연료전지 자동차를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25kw급 연료전지가
필요하다.

<> 전망 =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 개발비가 1조원이 넘는다.

반면 투자비용 회수는 앞으로 10년이상 걸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차세대 저공해차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경쟁은 자동차 업계간
연합세력의 싸움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자동차가 오는 2004년까지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를 공동 개발키로 하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드도 메탄올에서 수소를 추출해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생산비용이 전지 1개당 무려
1억원은 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연료전지 차량의 스타트 타임이 너무 길다는 것.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시동후 출발하려면 적어도 20분은 기다려야 한다.

선진 각국은 2분이내에 출발할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06년에는 미국의 자동차 신차중 10%를 하이브리드 자동차
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2010년에는 그 비율이 2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연료전지 자동차는 기술적 제약의 극복과 가격인하 등이 가능한
2010년이 돼야 상용화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 국내연구 어디까지 ]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한 연구는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됐다.

특히 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 불과 2년밖에 안된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오는 2003년까지 가솔린과 전기모터로 운행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상품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이 때부터 저공해 차량의 판매비율을 10%로 조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현대자동차는 아반떼를 모델로 하이브리드자동차 시제품을 제작했다.

이 자동차는 대량생산할 경우 동급 가솔린 차량에 비해 1.6배 정도 비싼
수준이다.

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와 있지 않다.

현재 한국자동차부품연구원이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등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G7 차세대 자동차 기술개발사업에서는 올해 10kW급 연료전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다.

사업이 끝나는 오는 2002년에는 25kW급 연료전지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승용시험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연료전지로 모터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5kW는
돼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40kW급 연료전지가 개발된 상태다.

한국자동차부품연구원 김형섭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국내
기술수준이 외국과도 큰 차이가 없어 2003년 이후에는 실용화가 가능할 것"
이라며 "그러나 연료전지 자동차의 경우 아직은 구동능력을 갖춘 연료전지
조차 개발하고 있지 못하는 등 선진국에 비해 3~4년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