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봉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인터넷을 활용한 무역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기존 국제무역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문적인 무역검색 사이트가 늘면서 인터넷을 활용해 국제적
인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고 동시에 신속하게 거래 상대방을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전자문서의 효력이 인정되면서 인터넷 온라인상으로 무역계약도 체결할 수
있다.

무역과 관련된 금융결제, 물류 및 통관 등의 절차에도 인터넷을 활용한
효율성 제고가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

무역의 전과정이 인터넷을 통해서 이루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한 무역환경의 변화는 그동안 국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던 종합상사들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우선 종합상사의 정보력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인터넷 무역알선 업체들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가상공간을 통해 무역계약 체결까지의 거래비용을 혁신적
으로 절감하고 있다.

일반 제조업체들도 종합상사를 거치지 않고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해 자사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전문 인터넷 무역알선업체를 통하거나 및 무역협회 등
공공기관의 인터넷 무역사이트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출입에 나설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 무역환경은 기존 무역방식만을 고집하는 종합상사에는
분명 위협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종합상사들은 디지털 종합상사 혹은 사이버 무역회사
등의 구호를 내걸고 대대적인 사업전환을 꾀하고 있다.

인터넷 무역환경에서 우리의 종합상사들이 나아갈 생존방향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기존 조직과 인력을 신속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그 방향은 종합상사들이 이미 갖추고 있는 강점부분을 인터넷 무역과 효율적
으로 접목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주력 취급 업종이나 지역, 핵심역량을 인터넷 무역환경에 맞게 재편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워 신속하게 기업역량을 이동시키는 것이다.

다만, 틈새시장을 노리고 확대되는 소규모 인터넷 무역회사들과 경쟁하는
것보다는 기존 네트워크와 브랜드를 기반으로 전세계적 인터넷 무역회사로
성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매우 개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인터넷의 속성상 폐쇄적 접근방식은 생존에 불리하다.

국내외 인터넷 무역과 관련된 업체와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
하다.

고도의 전략적 제휴 형태인 투자컨소시엄도 고려돼야 한다.

종합상사간 컨소시엄을 통해 주요 업종별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인터넷
무역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컨소시엄에는 세계적인 인터넷무역 전문업체의 참여도 필요하다.

국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국제 인터넷 무역회사가 국내에 설립된다면
우리의 종합상사들은 세계 인터넷 무역을 선도할 것이다.

최근 화학, 철강 등의 분야에서 종합상사들이 국제적인 인터넷 무역회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셋째, 인터넷을 통한 중개무역에 나서야 한다.

국내 수출입만을 담당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국내의 생산 및 소비에 직접적
인 관련이 없는 중개무역에 인터넷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특히 동북아지역의 국제교역이 향후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리의 지리적 여건을 활용하는 중개무역의 사업기회는 크다 하겠다.

이러한 사업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종합상사들은 물류측면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대부분의 전자상거래가 물류를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지역에 효율적
인 물류기지를 확보하는 것은 그 자체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도입한 자유무역지역 및 관세자유지역을 잘만 활용한다면 종합
상사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과거 종합상사는 우리 나라의 수출을 주도하면서 우리 경제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었다.

이제 인터넷 무역은 종합상사들에 한국경제의 무역선진화라는 목표와 함께
그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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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

<>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 독일 만하임대 경영학박사
<> 논문 : 외국인투자유치정책의 국제적 성공사례와 시사점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