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1896년 올림픽 창설때 시작됐다.

첫대회의 코스는 기원전 490년 페르시아전쟁 당시의 그리스 승전장인
마라톤에서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까지였고, 이후 7회때까진 개최지 여건에
따라 40km 안팎이었다.

42.195km로 확정된 건 1924년 8회 파리올림픽때부터다.

올림픽 2관왕은 에티오피아의 아베베와 독일의 치에르핀스키다.

맨발의 아베베는 60년 로마와 64년 도쿄, 치에르핀스키는 76년 몬트리올과
80년 모스크바 대회에서 우승했다.

우리나라 선수론 손기정이 36년 베를린, 황영조가 93년 바르셀로나에서
금메달을 땄다.

현재 세계최고기록은 에티오피아의 딘사모가 88년 로테르담대회에서 세운
2시간6분50초다.

마라톤은 커다란 심장과 초인적 체력, 강인한 의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방식, 신발을 비롯한 첨단장비를 필요로 한다.

1급 마라톤선수들의 심장은 일반인(지름10cm)의 1.5배, 분당 최대 산소
섭취량은 78.6ml로 일반인의 1.7배다.

아무나 마라토너가 될수는 없는 셈이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가 일본 도쿄국제마라톤대회에서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비록 2등이지만 1년여에 걸친 무릎부상및 성적부진, 소속팀과의 결별등
육체적 정신적 악조건을 이겨낸 결과여서 눈부시다.

많은 사람들이 천직이라 여기는 일을 할 때도 종종 심한 회의와 불안감에
시달린다.

부상과 신변변화로 부진한 기록을 내는 바람에 "한물갔다"내지 "끝장났다"는
소리와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으로 다시 일어선
이봉주의 모습은 보는 사람을 숙연하게 만든다.

브라질 해안에 사는 바다거북은 산란 때가 되면 대서양 중앙의 어센션섬까지
3천2백km를 헤엄쳐 간다.

어떻게 그 먼거리를 이동하는지는 불가사의다.

분명한건 연어와 마찬가지로 종족번식이라는 목표를 위해 그 어떤 장애도
마다않고 헤쳐나간다는 사실뿐이다.

이번 쾌거는 실패와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성실성의 열매다.

모쪼록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가 이뤄지기를 빌어마지 않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