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무게중심이 전통우량업종에서 신생 첨단기술업종으로 대이동
하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30개 전통우량기업들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는 올들어
지난 주말까지 9.3%나 떨어졌다.

이는 1920년의 같은 기간중 다우지수가 15.5% 떨어진 후 80년만의 최대
낙폭이다.

반면 컴퓨터 정보통신기업들이 전체 상장종목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뉴욕
나스닥증시의 나스닥지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8% 상승했다.

이로써 전통 재래업종의 주가는 지고, 첨단기술업종의 주가는 뜨는 상황이
대세로 굳어졌다.

이같은 주가차별화 현상은 지난주에 더욱 두드러졌다.

초우량 대형주들의 지표인 다우존스 지수와 광범위한 종목들에 걸쳐
대표성을 갖는 S&P 500 지수는 지난 한주일 동안 각각 4.9%와 2.6%씩
하락한 데 비해, 첨단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3.6% 올랐다.

특히 미 증시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다우지수가 최근 심상치 않은 하락세에
빠져들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주말인 11일의 다우지수 종가(10,425.21)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14일의 종가(11,722.98)에 비해 11%나 내려앉은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이 조정(correction) 의 잣대로 삼는 하락폭 10%를 넘어섰다.

월가 전문가들이 더욱 주목하는 것은 이같은 조정이 거래일 기준으로 불과
19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같은 초고속 조정은 지난 55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당시에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건강 악화설이 증시를 짓누르면서
거래일 기준 12일만에 주가가 10% 이상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에는 특별한 돌출 악재가 없는 상태에서 급박한 주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부 주식들이 지나치게 상승한 데 대한 경계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주말인 12일 큰 폭으로 하락한 마이크로소프트(MS) IBM 휴렛팩커드 등은
올들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런 분석만으로는 최근 미 증시에 감돌고 있는 이상기류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게 증시 주변의 시각이다.

주말의 일시적인 조정에도 불구하고 첨단주들의 상승 행진은 여전히 거칠
것 없는 기세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우 지수의 고전과는 정반대로 나스닥 지수는 지난 10일간의 거래일
동안 8일이나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요즘 미국 증시가 소수의 특정 첨단종목들에만 지나치게 편향적
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거품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말인 11일 인터넷 관련 IPO(기업 공개)
주식의 폭등 행진이 또다시 재현됐다.

인터넷 응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웹메소드사가 이날 주당 35달러에 상장한
주식이 2백12.625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침으로써 6배 이상의 상승을
기록했다.

첨단 주식과 기타 종목군 간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을 치닫고 있는 미
증시의 향후 장세는 이번 주중 잇달아 발표될 굵직한 경제 지표들에 의해
보다 분명한 방향을 잡아나갈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14일에 12월중 기업 재고가 발표되는 것을 시발로 15일에는
1월중 산업생산, 16일에는 1월중 수출입물가지수, 17일에는 1월중 생산자
물가지수, 18일에는 1월중 소비자물가지수와 12월중 무역수지 등이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이 17일 하원 금융위원회에
서 연설키로 돼 있어 그의 입이 미 증시에 이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
지도 관심사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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