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청 < 충남대 컴퓨터과학과 교수 >

현재 총선시민연대와 경실련 등이 일부 정치인들에 대해 낙천, 낙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국민의 힘이 위로 전달되어 낡은 정치를 바꾸는 과정이며, 우리
정치시스템이 하향식 구조에서 상향식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다.

시스템이나 조직을 만들다보면 일을 처리하는 과정과 절차에 따라
일반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하향식(top-down)과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bottom-up) 접근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한다.

물론 이들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하향식 정부구조와 사회구조를 갖고 있었다.

유교 문화는 하향식구조를 지탱해 나가는 윤리적, 도덕적 바탕을 제공했다.

우리의 전통문화 또한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나이를 중요시하는 문화나 가부장적인 가족 제도에서도 이러한 면을 관찰할
수 있다.

정치적인 면에서는 요즘 문제가 많다고 지적되는 정당 공천제도 등이 그
예다.

하향식구조로는 나름대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요즘과 같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방화, 지방자치제의 실시는 하향식구조에서 나타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와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많은 부분이 이러한 하향식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또 하향식구조로는 시너지(synergy)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구조내의 요소들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 보완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하향식구조의 수직적 관계로는 서로 다른 것을 보완하는 협동작용과
상호작용을 얻기 어렵다.

현재 정치적으로 중앙집권식 권력구조에서 지방자치제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도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던 체제에서 자율성을 대폭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문제가
시민들에 의해 심각하게 불거져 나올 것이며, 결국 시민이 선택하는
상향식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

앞으로 우리는 시민이 주인이 되고 그 힘이 우리사회를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다 자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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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