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볼륨을 높여라"

크리스찬 슬레이터의 반항아 연기가 매력적인 이 작품에서 고등학생인
주인공은 라디오 해적 방송을 통해 교육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심야에 주인공의 강렬한 멘트와 함께 흐르는 레오나르도 코헨의 "Everybody
knows".

동료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주인공은 스타로 떠오르지만 결국
붙잡히고 만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해는 1990년.

지금 같은 소재로 영화를 다시 만든다면 주인공이 발언하기 위해 선택하는
매체는 라디오가 아니라 인터넷이 되지 않을까.

요즘 청소년들은 단순히 대중스타들에게 환호만 보내는 것이 아니다.

문화생산욕구가 강한 10대들은 스스로 영화를 제작하거나 잡지를 발간하고
음악을 만들거나 춤을 춘다.

이같은 성향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1318 인터넷방송"이 늘고 있다.

미래의 방송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만드는 비교적 "모범적인" 방송에서부터
10대 특유의 "삐딱한" 시선이 살아있는 프로그램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청소년들의 눈과 생각을 진솔하게 담아내 10대 네티즌들로부터 호응도 높다.

"사가라디오"(www.sagaradio.pe.kr)는 10대들이 직접 개설하고 운영하는
인터넷방송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1318" 방송이다.

전국 각지의 청소년DJ들이 보내는 음악프로그램들로 꾸며진다.

알록달록한 첫페이지부터 10대들의 풋풋함이 물씬 풍긴다.

그러나 사이트구성이나 프로그램 내용면에서 "어른들"의 인터넷방송국에
비해 손색이 없다.

현재 펑키의 "난장부기", 남생의 "커피숍", 은빛의 "은빛나라", 크림의
"냄새나는 별", 퓨전의 "퓨전 월드" 등 7개 채널이 운영되고 있다.

이가운데에서 가장 돋보이는 채널은 청소년들의 참여채널인 "프로젝트".

10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보내온 데모테이프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원본 그대로 내보낸다.

5회 이상 방송한 후 반응이 좋으면 신입 DJ로 등록시켜 아예 고정 채널을
만들어준다.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마을이 운영하는 "한국청소년 인터넷방송"(www.kybc.
org)도 청소년네티즌 사이에 잘 알려진 사이트다.

전국에서 선발된 중고생 10여명이 "청소년세계" "스타예감" "학교탐방"
"영상파일"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내보낸다.

하루 1천명 이상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현재는 좀더 수준높고 새로운 사이트를 만드느라 "공사중"이다.

이밖에 서울특별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 인터넷방송국인 "하자"
(www.haja.or.kr/html/hjib.htm), "보라매 청소년 인터넷 방송국"(www.
boramyc.or.kr/bbs/index.htm), 코리아TV의 종합예술마당 이벤트(www.
coreatv.com/index.html) 등에서도 "1318" 방송인들을 만날 수 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