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버 아파트'' 경쟁 치열하다 ]

"디지털 혁명"으로 압축되는 정보통신의 발전은 우리의 주거개념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사이버 아파트의 확산이다.

가정에서도 일반기업 근거리통신망(LAN) 수준으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일어난 변화다.

대형건설업체들 사이에선 요즘 아파트 단지를 인터넷망으로 연결하는
"사이버 공동체" 구축 경쟁이 한창이다.

지금까지는 광통신망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과 하드웨어 정비에 초점을
맞췄지만 "사이버 공동체"는 소프트웨어 측면이 강하다.

전자상거래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 등 부가서비스 제공을 통해 입주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이른바 "빅5"는 저마다 1백만가구 고객확보
를 목표로 인터넷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림 "아이씨티로", 삼성 "싸이버빌리지", 현대 "인터넷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예다.

다른 대기업 계열 건설업체나 중견업체도 비슷한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어 "사이버 아파트" 구축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이버 아파트" 시대가 열리면 무엇보다 주택의 선택기준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직장과의 거리, 교통여건은 부수적인 문제로 떨어지는 반면 주거환경과
이웃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실제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선진국에선 이웃과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이웃의 수준이 주택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비슷한 교육 재산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현상이 보다 명확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삶의 질이 높아지는 점도 두드러진 변화다.

기본적인 집안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보다 많은 시간을
삶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할 수 있다.

집안청소와 같은 허드렛일은 자동화시스템을 활용하고 남는 시간엔 문화
레저생활을 즐기는게 가능해진다.

버튼과 음성감지시스템으로 경찰서와 방범회사에 위험을 알릴수 있고 카드
하나로 쇼핑 뱅킹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음악회나 연극공연같은 정보를 얻고 예약까지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요자들은 앞으로 사이버 아파트를 선택할때 얼마나 다양한 기능을
갖추었는지, 비용은 얼마나 저렴한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론 이런 점들이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아파트를 구입할때도 가능하면 "사이버 아파트"로의 전환이 쉬운
대단지 위주로 선택하는게 바람직하다.

<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