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외국인은 지난 1월 한달동안 2천3백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외국인 순매수 규모(1천9백4억원)보다 4백억원이나 많은
것이다.

순매수 행진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1, 2일 이틀동안 7백96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17일 이후 13일째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단타성 매매가 아니라 좋은 종목을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
이다.

지난해 10월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를 기화로 코스닥시장이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적이 있어 투자자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가세하면 다시 한번 코스닥시장이 큰폭의 상승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황 분석가들은 "정보 및 분석능력이 뛰어난 외국인 투자자를 따라하는
것도 투자방법중 하나"라고 말했다.

<> 왜 사나 =가장 큰 이유는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거품이 어느 정도 해소된데다 일부
우량종목은 적정주가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에 외국인이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닥시장에 신규참여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합동기업설명회(IR)가
열려 코스닥종목을 잘 모르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코스닥종목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워버그딜론리드증권은 지난달 24~25일 이틀동안 28개 코스닥등록기업의
합동IR를 열었다.

이 투자설명회에 참여한 로커스 등 코스닥기업의 외국인 지분이 최근들어
높아지고 있다.

ING베어링증권도 오는 21일부터 사흘간 합동 IR를 열 예정이다.

<> 어떤 종목을 사나 =외국인투자자의 주요 매수타깃은 정보통신 및 인터넷
분야의 대표종목이다.

이들은 1월중 단기급락했던 적이 있다.

또 순매수 상위종목에는 고가주가 많이 포함돼 있다.

도양근 코스닥증권시장(주)대리는 "외국인들은 값이 싸다고 무조건 사는 것
은 아니다"며 "핵심 성장주를 주로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또 여러 종목으로 분산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한글과컴퓨터 등 특정 종목만 집중적으로 사들이던 지난해 10월과는
다른 양상이다.

코스닥증권시장(주)의 도대리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외국인들이 탐낼 만한
종목이 많지 않았지만 이후 우량종목들이 많이 시장에 등록돼 외국인의 관심
이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