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과학기술 강국으로 성장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은 대학에서
연구에 전념한 "포스트닥"(postdoc.박사후 연구원) 덕택이다.

''포닥''은 박사 학위를 딴 뒤 대학 교수나 정식 연구원이 되기 전까지 임시로
몇 년간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일하는 고급 연구원.

미국 국립과학재단에 따르면 미국내 포닥은 현재 약 4만명이고 이 가운데
공학분야에만 3천여명의 포닥이 포진해 있다.

이들 포닥이 미국 일류 대학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

반면 한국 연구실에선 포닥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과학재단은 지난 1998년 국내 대학이나 출연연구소에서 활동한 포닥
(국내포닥) 2백95명에게 월 1백만원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공학분야 포닥은 60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국내포닥제를 없애고 해외에서 포닥으로 활동하겠다는
사람들만 지원하고 있다.

학술진흥재단에서 국내포닥을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작년 공학분야 국내
포닥 지원건수는 9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있던 국내 우수인력도 해외로 빠져 나가도록 방치하는 꼴이다.

이장무 서울대 공대 학장은 "국내 우수두뇌가 바깥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 외국의 우수 연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고 밝혔다.

정부가 앞장서서 국가적 차원의 과제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