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서울벤처타운 19층 회의실.

최근 인터넷 벤처기업 사장, 대학교수 등 20여명이 이곳에 모였다.

이들은 도시락으로 저녁식사를 때우면서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리곤 가까운 카페로 옮겨 맥주 한잔을 들며 업계 소식과 사업 얘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지난해 11월 결성된 ''이브''(EVE)의 월례 모임 풍경이다.

벤처기업인을 중심으로 벤처캐피털리스트 대학교수 투자자 등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벤처 모임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2~3년 전부터 동호인의 소모임 형태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더니 최근엔
성공한 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주축으로 전략적인 모임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한 벤처빌딩에 입주한 회사끼리 업종간 정보교환과 친목도모를 위해 모임을
결성한 경우도 있다.

또 해외시장에 공동 진출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인 모임만도 벤처리더스클럽 IB리그 인터넷마케팅
포럼(IMF) 한국웹마스터클럽(WMC) 말금회 이브 한국벤처포럼 등 10여개에
이른다.


<> 왜 만드나 =벤처 비즈니스의 성공 여부는 누가 빨리 정보를 얻고 활용
하느냐에 달려 있다.

또 서로 어려울 때 언제라도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파트너들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사람간의 만남과 정보 흐름이 자유로운 네트워크(Network)가
필요하다.

벤처 모임들이 생겨나는 가장 큰 이유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려는 것이다.

벤처기업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인력과 자금의 열세를 극복하고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기술이나 사업면에서 관련된 기업끼리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거나 경영상의
문제점을 함께 풀어갈 수 있다.

또 서로에게 필요한 개발인력과 기술을 지원해 주고 공동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벤처 모임에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엔젤투자자 정부관료 금융인 회계사
경영컨설턴트 법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자연스런 만남을 통해 벤처기업인과 경영 도우미들이 친분을 쌓아 놓으면
언제든지 전략적인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발판도 다지게 된다.

투자유치도 손쉽게 할 수 있다.

그래서 3~4개 모임에 회원으로 가입한 벤처인들도 많다.

네트로21의 최영일 사장은 "대기업과 달리 벤처기업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며 "벤처 모임을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아웃소싱
하기도 쉽다"고 강조했다.


<> 모임 유형 =초창기 벤처 모임은 자생적인 소모임이나 직능형 동호인회로
출발했다.

인터넷마케팅포럼 한국웹마스터클럽 말금회 이브 등이 대표적.

1998년 2월 출범한 인터넷마케팅포럼은 기획 마케팅 웹디자인 프로그래밍
실무자들이 만든 직능형 모임이다.

김형택 엔웍스 팀장이 대표를 맡고 정재윤 기획공방 사장, 김희정 시이즈
사장, 송희원 LG텔레콤 팀장 등 4천7백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 수가 워낙 많아 E메일을 통해 웹마케팅 정보를 교환하며 무역 웹프로
모션 전자상거래 등 5개 소모임별로 격주 세미나를 연다.

1997년 5월 창립된 한국웹마스터클럽은 기업체 웹사이트 관리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정보교환과 함께 구인구직 등 웹마스터 헤드헌팅도 해주며 매달 기술세미나
를 개최한다.

메일링리스트 CUG(폐쇄이용자 그룹)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 모임도
갖고 있다.

97년 11월 만들어진 말금회는 그해 가을 컴덱스 참가자 20여명이 만든
소모임.

벤처 창업정보를 교환하다 한.중.일 3국에 퍼져 있는 한국 벤처기업인의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일본 도쿄에서 활동하는 원성묵 아시아인트로닷컴 사장이 대표를 맡고 중국
베이징에 나가 있는 박호민 K&C 사장과 문성일 코스모정보통신 사장, 성필문
어나더월드 사장, 이광석 인크루트 사장 등이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지난해말 구성된 이브는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비즈니스를 주로 연구한다.

이태종 싸이버텍홀딩스 전자상거래담당이사 중심으로 이상성 파이언소프트
사장, 최영일 네트로21 사장 등 벤처기업인과 대학교수 변호사 등이 참여
하고 있다.

벤처리더스클럽과 IB리그는 성공한 벤처기업인 주도로 만들어졌다.

벤처리더스클럽은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 이민화 메디슨 회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 등 한국 벤처 1세대와 벤처캐피털 경영진, 학계 관계
언론계 법조계 인사들이 골고루 가입했다.

벤처 신화를 이룬 갑부들이 사회.문화활동을 통해 이익을 환원하고 새로운
벤처문화를 정립하는 게 목표다.

IB리그는 인터넷 분야의 벤처기업인과 대학교수 등이 중심이 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한 모임이다.

이를 위해 기업간 정보교환과 투자 홍보 등에 치중하고 있다.

김이숙 e-코퍼레이션 사장과 전하진 한글과컴퓨터 사장, 장진우 3W투어
사장, 최선호 코스메틱랜드 사장, 전성영 지오이네트 사장, 이경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벤처포럼은 지난해말 SK그룹의 후원으로 한국경영연구원과 벤처기업
연구회가 손잡고 만든 모임이다.

벤처기업 발굴과 사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경영기법 강연과 세미나를 열고
있다.

지용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경영연구원장) 등 학계 인사와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 임병진 성진씨앤씨 사장, 박석봉 지식발전소 사장, 임병동
인젠 사장, 배재광 벤처법률지원센터 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주)SK SK상사 SK텔레콤 SK옥시케미칼 등 SK그룹 계열사들이 돕고 있다.

SVC포럼은 서울 역삼동 아주빌딩의 서울벤처타운에 입주한 46개 벤처기업
사장으로 구성됐다.

벤처빌딩 입주사 대표 모임으로는 첫 케이스.

서로 다른 업종간 사업정보를 나누고 투자유치에 공동 협력하기 위한
것이다.

또 지난해 서울산업진흥재단이 미국 투자유치 방문단으로 파견한 14개
벤처기업 대표들도 모임을 추진하고 있다.

오치형 지란지교소프트 사장, 최영일 네트로21 사장, 노명호 한국디지탈
라인 사장, 권도균 이니시스 사장 등을 중심으로 실리콘밸리 등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우선 올해안에 3개 업체가 실리콘밸리에 첫 발을 내디딜 전망이다.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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