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전신탁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운용자산을 직접 선택하고 지정하는 형태의 대표적
인 맞춤형 상품이다.

고객이 펀드매니저가 돼 자신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인 것이다.

은행들은 기왕에도 특정금전신탁을 팔고 있었지만 외환 조흥은행 등은 최근
이 상품을 새롭게 포장, 선보였다.

한미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조만간 유사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들은 또 만기가 3개월인 단기 특정금전신탁도 판매할 예정이다.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들이 훨씬 다양해질 전망이다.

특정금전신탁은 "예금+투자" 성격을 갖고 있다.

거액의 여유자금을 운용하기에 적합하다.

올들어 이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다른 신탁상품의 예금액은 줄고 있지만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지난달 26일
까지 1조8백51억원이나 증가했다.

외환은행은 "예스맞춤신탁"이라는 상품을 지난달부터 팔고 있다.

이 은행은 고객에게 <>국공채 <>회사채(A급 이상) <>개발신탁 수익증권
<>ABS(AA급 이상의 선순위채) <>CD CP(A3급 이상) 등의 운용자산을 제시해
준다.

자산의 수익률과 만기까지 알려준다.

고객은 은행이 제시한 이들 자산 가운데 원하는 것을 골라 선택하고 지정
하면 된다.

고객이 직접 국공채나 회사채 등 자산을 매입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금 기간은 1년 내외지만 원칙적으로 고객이 지정한 자산의 만기와 일치
해야 한다.

신탁금액은 1억원 이상이다.

외환은행은 가입고객에게 매달 운용 자산의 명세를 통보해 준다.

그만큼 상품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1년제 기준으로 연 8.8%에서 연 9.2%까지 배당받을 수
있다"며 "배당률도 고객이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나이스 맞춤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부실 우려가 없는 국공채 통안채 신용등급 A이상의 자산으로
구성하는 채권형과 주식 편입비율 1백% 범위내에서 구성하는 주식형(전환형)
등 두 종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은 전환 수익률을 달성했을 때 채권형으로 전환 또는 해지할 수 있다.

전환 후에는 펀드의 재구성도 가능하다.

신탁기간은 1년.

신탁금액은 채권의 경우 1억원 이상, 주식형은 30억원 이상이다.

조흥은행은 이 상품을 전담 운용하는 전문 펀드매니저도 투입할 예정이다.

고객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수시로 운용자산 내역을 전자우편 등으로
제공해 준다.

한미은행의 경우 증권사가 팔고 있는 랩어카운트 성격의 "셀프디자인신탁"
을 2월중 내놓을 방침이다.

이 상품은 종전의 "한미포트폴리오 신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운용자산
을 예금자의 성향에 따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예금자보호대상 축소에 대비한 국채형 펀드 <>종합소득과세 시행에 대비한
분리과세형 펀드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수익채권 펀드 및 주식형 펀드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스폿형 펀드 <>운용자산을 예금자가 직접
주문하는 주문형 펀드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할 예정이다.

이같은 상품들 외에 은행 고객들은 앞으로 3개월짜리 신탁상품도 접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은 중도해지 수수료율을 완전 자율화하는 특정금전신탁 표준계약서를
마련중이다.

이 계약서에 따라 은행들은 자유롭게 신탁가입 기간을 정할 수 있다.

대부분 은행들은 3개월을 기준으로 잡아 3개월 이내에 해지할 경우 신탁
금액의 1%를 수수료로 받고 3개월 이후엔 수수료를 전혀 물리지 않을 방침
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