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을 마치고 ]

"업체수 50% 증가, 공사물량 40% 감소"

외환위기 전과 비교한 건설산업의 현주소다.

제한된 물량에 과다한 업체는 과당출혈 경쟁을 불가피하게 했다.

그 결과 공사물량의 60%를 차지하는 공공사업의 평균낙찰률이 73%에 그쳐
채산성은 최악의 상황이다.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해 건설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정부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저가 낙찰제도는 과거에도 여러번 도입했다 실패한 제도다.

수용여건이 안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도입됐기 때문이다.

최저가 낙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수의 적격업체를 선정하고
이들간 가격경쟁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가 뒷받침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사전자격 심사제는 기준이 획일적이고 느슨해 공종별 특성을
감안한 소수업체를 선정하기가 곤란하도록 돼있다.

정부에서는 사전자격 심사의 변별력 강화와 이행보증서 첨부를 보완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획일적인 사전자격심사 제도로는 변별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최저가 낙찰제가 낙찰률을 더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사전자격 심사제 전면개편 등의 수용여건을 먼저 조성한후 도입하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이 든다.

< 최경환 논설.전문위원 kgh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