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집중호우식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면 종합주가지수는 순식간에 15~20포인트
가량 밀리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19일에는 3천3백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주가를 짓눌렀다.

반대로 20일에는 프로그램 매수가 일어 주가를 오름세로 돌려놓았다.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를 들었다 놓았다 한 것이다.

<> 프로그램 매매란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갭)를 이용해 무위험수익
을 노리는 투자기법이다.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거래해야 하는데다 양쪽의 가격동향에 따라 재빨리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매매 자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짜둔다는 뜻에서
프로그램 매매라고 부른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가 벌어지면 어떤 가격대가 형성되든 차익을 얻을 수
있어 무위험 차익거래로 부르기도 한다.

프로그램 매매의 대상이 싯가총액비중이 큰 대형주들이어서 현물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

현물에 투자하더라도 프로그램 매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시장상황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게 된다.

<> 기본 메커니즘 =선물의 현재 거래가격과 이론가격간의 차이가 중요
변수다.

현재 거래가격은 KOSPI 200지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론가격이란 현재가격에 만기때까지 보유하는 이자를 더하고 배당수익률을
뺀 수치다.

따라서 만기때는 이론가와 현재가격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자는 통상 CD금리를 적용한다.

예컨대 현물(KOSPI 200)가격이 100이고 이론가격이 101이지만 선물가격은
98인 상태라면 선물은 저평가된 상태다.

이때는 선물을 사고, 반대로 현물을 팔게 된다.

만기시 이론가와 현물가의 차이만큼 이익을 얻게 된다.

1계약을 샀다면 3포인트x50만원x1계약으로 1백50만원의 이익을 보는 셈이다.

이게 매도차익거래다.

매수차익거래는 반대로 선물이 고평가인 상태에서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것을 말한다.

만기가 되기 전에 현물과 선물가격이 같아지면 청산도 가능하다.

<> 언제 이뤄지나 =현물가격과 이론가격의 차이(괴리율)가 벌어질 때 발생
한다.

통상 괴리율이 1.5% 이상일 때 나타난다.

선물이나 현물을 사고 팔때 드는 수수료와 금융비용 등을 감안해서다.

다른 기관보다 수수료 등에서 유리한 증권사의 경우 괴리율이 1% 정도에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21일 장이 열리자마자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며 종합주가지수가
폭락했다.

개장초 선물가격은 116.50, 기준가는 120.50이었다.

선물시장에서 과리율이 낮아지자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내다파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다.

지수영향력이 큰 대형주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