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정주가 알아야 줏대있는 투자가능 >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객관적으로 금융정보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대부분 여러 가지 심리적 요인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

자기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동원해 투자결정을 내리고 주가가 빠지면
공포감에 빠지는 잘못을 반복할 뿐이다.

심리적 요인에 좌우되지 않으려고 컴퓨터화된 거래시스템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시스템은 상황변화에 따라 전략이 바뀌기는 하나 인간이라는 요소를
배제한다.

하지만 컴퓨터화된 시스템을 활용하는 데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인간적인 요소가 제거되는 만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사라진다는 점이다.

예상치 못한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계적, 객관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위험이 모두 없어지고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객관적인 분석은 여러 가지 투자기회 가운데서 좋은 종목을 추려내는 데
필요한 기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당신 스스로의 주관적 평가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심리경제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당신의 주관적 평가는 개인의 심리세계를 조망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런 식으로 당신은 과대평가된 주식이나 과열된 투자분위기를 무시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시장분위기에 따라 주가가 본질가치보다 크게 낮아진 주식도
있게 마련이다.

이때 주가가 떨어진 주식은 언젠가는 오른다는 가정 아래 주식브로커에게
속아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잘못된 역행주의(contrarianism)의 한 예다.

그렇다고 그런 주식의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투자하기 전에는 항상 실제 모습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것에는 대부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주가가 싼 주식을 찾아 헤맨다.

때때로 주가가 급격히 반등해 매우 유혹적으로 보여지는 주식이 있다.

그러나 이런 주식은 곧바로 급락세로 돌아선 뒤 이전의 저점보다 낮은 수준
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주식이 싸다고 해서 항상 저평가돼 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현실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라는 것은 사기에 빠질 정도로 열기가 오른 것
가운데 객관적인 금융요소를 갖고 있는 것만을 사는 것을 뜻한다.

당신을 성공적인 투자자로 만드는 것은 당신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아는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인 평가를 할 때는 시장상황과 함께 계량화할 수 없는 질적
요소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나 회사가 정직하고 진실되며
능력있는 사람들에 의해 경영되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재무제표는 주가의 6% 정도만을 설명한다.

나머지 94%는 재무제표에 나타나지 않는다.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비재무적 요소가 진정한 가치와 미래의 성장 가능성
등을 더 잘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성공투자자는 질적가치(weightless value)를 보다 구체적으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성공한다.

게다가 질적가치에 대한 이전의 불완전한 분석은 기업분석의 중요한 테마가
되고 있다.

대형 보험사인 스칸디아(Skandia)는 지식자본(intellectual capital)을
계량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서비스에 만족하는 고객숫자와 종업원 만족도, 생산비용과 관리잘못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질적가치는 인적 자산과 구조적 자산으로 나뉜다.

구조적자산은 임직원이 퇴근했을 때 회사에 남아있는 모든 비재무적 자산을
가리킨다.

기업의 경쟁력은 창조적 아이디어같은 인적 자산을 신상품이나 고객 충성도
같은 구조적 자산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

투자자로서 당신이 평가해야 할 것은 회사가 이런 변환을 어떻게 이루느냐
하는 점이다.

주가는 투자자들이 그 회사를 좋아할 때는 본질가치보다 높게 오르고
투자자들의 인기를 얻지 못하면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회사의 주가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한 이런 회사를 당신이 우연히 만날 수 있는가.

이럴 때 당신은 당신의 제한된 재무적 지식만으로 판단해 잽싸게 그런 주식
을 사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주식을 사는 것은 보다 더 복잡하다.

보다 유연하게 생각을 하고 넓은 시야를 가지면 높은 이익을 올릴 가능성이
많아진다.

어떻게 하면 생각을 유연하게 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을까.

질적 요소와 기초적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 더하여 회사 경영자 자신을
들여다 봐야 한다.

분석하려는 회사의 실적을 그래프로 그리고 리더십이나 회사 정책 또는
비즈니스 스타일의 변화가 있는지 점검하라.

회계를 잘하면 회사가 실제로 성장하지 않더라도 이익을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