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처/전자상거래 등 활성화 시급 ]

"지금 세계는 출구를 알 수 없는 전략적 변곡점에 놓여 있다. 인터넷이
만드는 미래에는 과거와 전혀 다른 새로운 경영전략이 필요하다"(앤디
그로브 미국 인텔 회장)

인터넷 경제시대에 과거의 상거래방식과 통념, 경제이론은 여지없이 파괴
된다.

동시에 새로운 사업영역과 부가가치가 끊임없이 창출된다.

이같은 흐름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제까지의 경제정책 틀도 새로 짜야 한다는 얘기다.

인터넷 경제의 위력은 이미 "신경제"로 불리는 미국 경제의 초장기 활황
으로 입증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의 디지털경제 보고서는 지난 1995-1998년간 미국 실질 경제성장
의 35% 이상이 정보기술(IT) 산업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보기술에 의해 창출되는 부가가치와 제품가격 하락이 전통 경제이론의
딜레마였던 저물가(저금리).고성장(저실업)이란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해결한 것이다.

이용자가 5천만명이 되기까지 라디오는 38년, TV는 13년이 걸렸지만 인터넷
은 5년밖에 안걸렸다.

변화의 속도가 그 만큼 빠르다.

기회를 한번 놓치면 다시 오지 않는 것도 인터넷 경제의 특성이다.

<> 벤처기업이 성장엔진이다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의 육성은 인터넷 경제
의 성공을 이끌어 낼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기술력이 뛰어나면서도 규모가 작아 인터넷 경제의 급속한 경영환경 변화에
기동성있게 대처할 수 있다.

이미 세계 경제는 마이크로소프트(MS) AOL 야후 소프트뱅크 아마존 같은
인터넷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모두 무명의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회사다.

MS는 IBM의 아웃소싱 회사로 출발했으나 2000년 1월 현재 기업의 시장가치
가 5천8백억달러로 IBM의 2배를 넘는다.

벤처기업들은 국내에서도 점차 주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우수 중소.벤처기업으로 선정한 1백개 회사들은 지난해
3조6천2백51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1998년 1조6천7백12억원보다 1백16.9%나 증가한 것이다.

<> 전통산업도 변해야 산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1995년 창업한지 5년만
에 시장점유율이 14%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 세계 최대의 서점인 반즈 앤
노블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따라 반즈는 아마존을 모방, 온라인 서적소매사이트(www.bn.com)를
출범시켰다.

반즈는 이 사이트를 통해 올해 시장점유율을 15%로 높임으로써 우위를
지키려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산업화시대의 주역이었던 전통 기업들도 더 이상 인터넷 경제를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은 이제까지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견인차들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세계시장이 단일화되고 있는 지금 어떤 부문에서든
세계 1위가 아닌 것은 의미가 없다.

1위로 올라서지 못하면 자칫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데이 노부유키 일본 소니 사장은 "인터넷 경제에서는 수확체증의 법칙,
나아가 수확폭발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제조업에서의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터넷과 거리를 둬왔던 일본도
이제는 서둘러 인터넷 경제체제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전자상거래 참여기업에 대해 과감한
세금감면 등의 세제지원이 강구돼야 한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는 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므로 세원이 그 만큼
늘게 돼 세금을 감면해도 세수에는 영향이 없다.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인터넷경제를 위한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해서도
세제지원이 따라야 한다.

기업간 전자상거래(B to B)는 물론 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B to C)
확대에 대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특히 신용거래가 정착될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형성돼야 한다.

신용확보는 비대면 거래인 전자상거래의 절대적인 전제조건이다.

세계적 금융기관인 골드만 삭스는 최근 "소매거래의 10-20% 정도만 기존의
전통 매장에서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해도 대부분의 소매업체는 더 이상
이익을 낼 수 없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기존 관행을 고수해서는 인터넷 경제체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나서 조달업무를 선도적으로 전자거래화시킬
필요가 있다.

<> 교육개혁이 시급하다 =인터넷 경제에서는 정보의 불균형이 소득에서
차등화를 일으킨다.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한 일이지만 일반 개인들도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을 충분히 다룰 줄 알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 능력은 필수적이다.

특히 인터넷 경제에서는 산업시대와는 달리 중산층의 실업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존 중산층은 주로 제조업부문에 기반을 둔 계층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업전환교육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2년제 전문대학을 미국의 "커뮤니티 컬리지"처럼 직업전환교육 담당
주체로 전환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휴대폰 등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와 운영 등을 컬리지를 통해
배출된 인력들이 처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인터넷분야에서 유럽은 물론 일본과도 엇비슷하거나 부문에
따라 오히려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화는 이들보다 늦었지만 정보화는 상당히 진척돼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언제 할 것인가"가 아니라 "바로
지금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경제는 멈춰있지 않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 잡지 못하면 다시 뒤처지게 된다.

< 문희수 기자 mh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