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은 기술을 가진 자만이 살아 남을 수 있는 시대다.

기술이 없는 기업은 도태하고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업체만이 21세기를
향해서 갈 수 있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첨단 기업을 많이 거느리는 기업은 강대국으로, 그렇지 못하면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경제 패러다임이 "규모의 저력"에서 "스피드 파워"로 바뀌고 있다.

덩치만 믿고 안주해 온 기업은 발빠른 업체에 선두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는
세상이 펼쳐지게 된다.

따라서 21세기에도 대기업보다 기술 및 시장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벤처기업"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실리콘밸리처럼 하이테크 벤처기업이 속출하는 커뮤니티가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여러 가지 벤처기업 관련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잘 결합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비즈니스에 대한 정보의 철학도 매우 중요하다.

실리콘밸리가 세계 벤처산업의 메카로 발전하는데 80여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다.

이는 장기전략도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진정한 벤처기업 정신이 살아 움직이는 진짜 하이테크 벤처단지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 경제계는 벤처비즈니스 요소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잘 결합
되는지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또 여기에는 잘 정비된 제도를 바탕으로 하이테크 벤처에 특화된 벤처인프라
즉 정보지원 헤드헌터 법률서비스 공인회계사 등의 효율적인 지원사격이
필요하다.

모처럼의 벤처 붐이 버블 현상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벤처강국이 되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의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양질의 벤처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선순환적인 벤처인프라가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상징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나 페어차일드사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공하는 데는 투철한 벤처정신에, 확고한 비전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요자금을 적기에 조달할 수 있는 메커니즘의 영향이 컸다.

이제부터라도 양적인 발전보다는 진정한 벤처기업을 탄생시키는 환경을
조성해 진정한 기업가정신 내지 벤처정신이 정착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확인된 기업이 5천개를 돌파했다고 한다.

지난 98년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시행된 이후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셈이다.

그 증가세는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98년 벤처로 확인받은 업체가 월 평균 1백70개였으나 지난해엔 2백48개로
크게 늘어났다.

유형별로는 특허 신기술을 갖고 있어 벤처로 확인된 기업이 전체의 4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연구개발투자비가 매출액의 5%를 넘어선 기업이 30%였으며 벤처캐피털
투자 15%, 벤처평가기관 인정 11%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전자.정보통신이 3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기계.금속 29%,
전기.가전 14%, 섬유.화학 13% 등의 순이었다.

생명공학 의료 우주공학 등 첨단 분야 창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민소득을 다시 1만달러 시대로
회복시키고 2002년에는 1만3천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또 세계 7대 순채권국가의 위상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급증한 벤처기업들의 지난해 생산총액은 약 20조원을 나타내 국내 총생산
(GDP)의 5%를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2002년에는 2만개의 벤처기업을 만들어 이들의 생산총액을
GDP의 약 20%까지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벤처기업들이 모두 벤처다운 벤처기업인 것은 아니다.

중기청이 최근 벤처확인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성과 성장성을 기준으로 유형을
분류한 결과 기술성과 성장성을 갖춰 이상적인 벤처 유형으로 불리는
"하이테크형" 벤처기업은 전체의 34%에 불과했다.

거품성 벤처기업이 절반 이상 된다는 뜻이다.

재벌의 대안으로 새 밀레니엄 한국경제를 이끌고 나가기에는 역부족인
벤처들이 대단히 많다.

결국 활기를 띠고 있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서울 삼성동 테헤란밸리
란 소리가 대구 광주 부산 등에서 제2,제3의 테헤란밸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좀더 과감한 문호개방과 규제철폐를 통해 국내외 투자사들이 조속히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yslee@kiniti.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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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경제학 박사
<>서강대 교수
<>산업연구원(KIET) 부원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