十里無人響, 山空春鳥啼.
십리무인향 산공춘조제

逢僧問前路, 僧去路還迷.
봉승문전로 승거로환미

십리 내내 사람소리 들리지 않고 /
텅빈 산에 봄새들 지저귀네 /
스님을 만나 길을 물었는데 /
스님 떠나자 길 다시 헤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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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인조때의 선비 강백년의 시 산행이다.

문면대로라면 시인이 산길을 가면서 보고 듣고 겪은 일을 순서대로 기술한
단순한 기행시이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서는 또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바닥에 깐 풍자시가 될
수도 있다.

국민 모두가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고 냉담한데 철새정치인들은 또
저들대로 분주하고 선거철이 되면 국민여론에 귀 기울이다 선거가 끝나면
다시 헤매는 후진국 정치형태를 묘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