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인간의 생활양식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은행거래 주식매매 예매 쇼핑 등 경제활동은
물론 교육 놀이 등 일상생활의 모든 영역들이 사이버 공간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고 있다.

인터넷이 가져오는 변혁은 단순히 물리적인 수단이나 공간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데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은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기술에 머물지 않고 기업관이나 직업관 등
정신적인 영역에까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경제활동과 일상생활 가치관 등 인간사회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모든 경제활동이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진다 =사람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은행을 찾지 않는다.

인터넷상의 가상은행을 통해 송금, 각종 예금조회, 대출금이자및 상환,
대출신청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직접 찾아가 처리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일뿐 아니라
수수료 절감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컴퓨터나 어학을 배우기 위해 학원보다는 사이버강좌 사이트에 등록하는
수강생들이 많아졌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쉽고 편리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교육사이트인 에듀넷의 이용자수는 1998년 62만명에서 지난해
1백32만명으로 2.2배 증가했다.

영화나 공연티켓, 각종 승차권이나 항공권 등을 인터넷을 통해 간편히
예매하는 "사이버 예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철도의 인터넷 철도승차권 예약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지난해 1월
5만3천여명에서 10월에는 17만8천여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영화 "박하사탕"의 경우 개봉전 예매를 아예 인터넷사이트에서만 받기도
했다.

<> 상거래방식을 바꾼다 =주부 조희경(31)씨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이후
인터넷쇼핑몰 애용자가 됐다.

출산후유증으로 건강이 나빠진 조씨는 신생아용품이나 분유 기저귀 등을
마우스클릭만으로 집안까지 배달시키고 대금을 지불할 수 있었다.

조씨는 요즘 명절에도 인터넷쇼핑몰에서 선물을 구입, 친지들에게 보낸다.

사이버몰과 온라인경매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인터넷 확산과 함께 인터넷쇼핑.경매가 새로운 상거래 방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마우스클릭만으로 싸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1천3백억원대로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사이버몰은 지난해말 1천2백여개로 1년 사이에 3배이상 늘어났다.

특히 특화된 전문몰들이 많아지면서 인터넷에는 없는게 없을 정도다.

인터넷경매도 활성화되고 있다.

인터넷경매사이트 옥션의 경우 하루평균 경매에 부쳐지는 물품수가 지난해
6월 1만2천여건에서 현재 10만여건으로, 회원수도 10만명에서 50만명으로
급증했다.

<> 기업구조와 기업문화, 직업관이 달라진다 =인터넷은 기업구조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등 규모는 작지만 시장가치로는 웬만한 대기업
을 능가하는 인터넷벤처회사들이 출현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있다.

취업지망생들이 선호하는 직장도 대기업이나 금융권에서 인터넷 등 벤처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급변하는 인터넷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조직도 수직적이고
계급적인 조직에서 수평적이고 원형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

직급 자체를 아예 없애 버린 인터넷기업들도 늘고 있다.

분사나 전직에 대한 개념도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분사시키는 사업부는 주로 수익성이 낮아 도퇴되는 것으로 인식
됐으나 현재는 집중 육성하는 최정예 부문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직장을 자주 옮기는 사람은 능력이 있더라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는 다채로운 경력을 쌓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놀이문화 달라진다 =지난 1년여간 대학가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당구장 천국"에서 "인터넷 PC방 천국"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회식문화도 달라졌다.

회식을 마친 후 노래방에 가기보다는 인터넷 PC방에서 단체로 게임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스타크래프트같은 네트워크게임이나 스카이러브 같은 채팅서비스 등 인터넷
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놀이가 급증하면서 사람들을 사이버공간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