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이 5천개 시대를 맞이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산적해 있다.

양적성장에서 벗어나 거품을 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규제를 더욱 완화해 정부주도 벤처에서 시장주도벤처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동안 문란한 측면마저 보인 시장규율을 확립하는 일도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 질적발전 꾀해야 =지금까지 벤처육성정책은 양적 팽창정책이었다.

우선 좌판을 벌이고 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벤처기업이 5천개를 넘어서고 올해중에 1만개를 넘보는 상황이니
만큼 질적인 발전이 요구되고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이 그동안 초과 자금공급과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기술력도 없이 정책자금 따먹기나 금융게임을 벌인 "무늬만 벤처"인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거품제거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지금보다 더욱 과감한 규제완화와 집중화정책을 통해 제대로 된 벤처를
키우고 기업가정신을 드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벤처기업 등록제를 신고제로 바꾸거나 등록권한의 민간이양도 검토
돼야 한다.

또 재정자금재원도 융자에서 투자로 전환하는 문제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융자비중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어느 정도 업계 요구에
부응할지는 미지수다.


<> 도덕적 해이 막아야 =지금까지 창투사 등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벤처기업
을 키우는 산모역할을 해온 공로는 인정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 회사에서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현상이 발생했다.

투자기업의 가치를 그럴듯하게 부풀려서 거품을 조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회계기준과 벤처기업 정보공개 기준을 강화해 투자자를 현혹시키는
일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벤처캐피털회사들은 자금을 투자하면서 이면계약을 맺어서 주가가
목표수준에 오를 때까지 일정률의 이자를 받는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또 일부 심사담당자들이 벤처자금투자를 미끼로 투자자금 10% 상당액의
주식을 액면가로 착복하는 새 관행이 생겨나고 있다.


<> 국제화.지방화 필요 =현재까지 벤처기업은 서울 수도권 중심의 벤처여서
"서울사람들만의 잔치"였다.

자금이나 인력확보 여건이 열악한 지방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올해의
과제가 될 수 있다.

또 서울코스닥만 바라보는 폐쇄된 시각에서 벗어나 벤처투자도 국제화시켜
미국나스닥 등에 상장도 시키고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일도 풀어야 할
과제다.


<> 민간도 변해야 한다 =민간 벤처업계는 이제 단순히 회사를 창업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존 벤처업계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협력의 자세를 보여야 공존공생할 수 있다.

따라서 민간기업끼리 활발한 네트워킹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벤처문화의 조성이 필요하다.

벤처로 번돈을 후배 벤처기업인이 나올 수 있도록 벤체장학금을 조성하고
이런 벤처흐름을 타지 못하는 사회소외계층에 대한 기부문화가 필요하다는게
벤처종사자들의 시각이다.

< 안상욱 기자 sangwoo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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