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시장은 말 그대로 비정규시장이다.

비정규시장에는 비정규시장에만 통용되는 용어가 있다.

장외시장에 쓰이는 용어중에는 주식투자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낯선
용어들이 더러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명의개서 =장외주식을 매매하다 보면 가장 많이 부딪치게 되는 생소한
용어가 명의개서다.

명의개서란 주주명부에 새로운 주주의 이름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새로 주식을 산 사람은 명의개서를 해야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주주의 권리는 유상증자 참여, 의결권 행사, 배당금 수령 등이 있다.

따라서 장외주식을 산 사람은 반드시 명의개서를 해둬야 한다.

상장주식이나 등록주식의 경우 매매가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명의개서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절차가 필요없다.

명의개서를 해주는 기관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증권예탁원
국민은행 서울은행 등을 이용한다.

이처럼 주권의 명의를 바꿔 주는 증권예탁원 국민은행 서울은행 등을
명의개서 대행기관이라고 부른다.

명의개서 대행기관은 회사측이 임의로 지정할 수 있다.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모든 주권이 다 명의개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일부 기업은 아예 명의개서가 불가능하도록 정관에 못박고
있다.

이는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다.

누군가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매집한 뒤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을 염려해
일부 기업은 명의개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종목중 명의개서가 불가능한 종목은
신세기통신 법인물량과 LG텔레콤 법인물량이다.

명의개서가 불가능한 종목을 살 때는 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비록 자신이 주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주주로서의 권리는 원소유자에게 있다.

유상증자참여 배당금수령 등의 권리가 원소유자에게 있다는 얘기다.

명의개서가 불가능한 종목은 가급적 사지 않는 것이 좋다.

명의개서가 가능한 종목은 99년 8월 현재기준으로 나래이동통신 드림라인
신세기통신 아시아나항공 온세통신 제일투자신탁 두루넷 등이다.

<> 예탁가능종목 =장외주식 중에는 매입자가 구태여 명의개서를 할 필요가
없는 종목도 있다.

바로 증권예탁원에 예탁이 가능한 종목이다.

예탁가능종목이란 증권예탁원이 주주들을 대신해 주식을 보관해 주는 종목
이다.

예탁가능종목이 되기 위해서는 회사측이 증권예탁원에 주식을 맡아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물론 요청한다고 모두 예탁가능종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탁가능종목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명의개서 대행기관이 있어야
하며, 통일규격의 유가증권을 발행해야 한다.

증권예탁원은 이같은 두가지 조건을 갖춘 종목중 주식분산이 어느정도 된
종목을 예탁가능종목으로 지정한다.

지분 양도를 제한하는 회사는 예탁가능종목이 될 수 없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주식은 당연히 예탁가능
종목이다.

또 강원랜드 삼성SDS 한국통신프리텔 한국통신파워텔 이니시스 아시아나항공
등 일부 장외주식도 예탁가능종목에 지정돼 있다.

예탁가능종목은 주권매매가 일어났을 때 자동적으로 명의개서가 된다.

매수자가 일부러 명의개서를 할 필요가 없다.

<> 증권사입고 및 계좌이체 =예탁가능종목은 증권사입고와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보유주식을 증권사에 맡기는 것을 "입고"라고 한다.

예탁가능종목이 아닌 경우는 증권사가 주식을 맡아주지 않는다.

주식 매수자가 집에다 주식을 보관해야 한다.

계좌이체란 주식을 사고 팔 때 당사자가 직접 만날 필요없이 매도자가
매수자 계좌로 주식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은행간 자금을 자동이체시키는 것처럼 주식이 계좌간에 이동된다.

통상 명의개서가 불가능한 종목보다는 명의개서가 가능한 종목이, 그리고
명의개서 가능종목보다는 예탁가능종목이 활발하게 매매된다.

위조 주권을 잘못 살 염려가 없는데다 주식매매 절차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