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제 정책이 증권시장의 활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정부가 근로자와 서민들의 재산증식 방안으로 우리사주 지원을 내건 것이나
소위 제3시장을 열어 중산층의 투자기회를 확대하고 벤처기업도 육성하겠다는
것이 그런 대목이라고 하겠다.

서민층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겠다는 기본취지야 나무랄 데가 없지만 그것이
증권 투자와 연관되어 추진된다면 이는 생각해볼 여지가 없지 않다.

제3시장을 열어 투자가들에게는 벤처주식에 대한 투자기회를 확대해주고
중소, 벤처기업에는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겠다는 계획 역시
무리가 따르기는 마찬가지다.

이헌재 재경장관은 "저금리 체제를 유지해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겠다"
고 강조했지만 "저축의 바탕이 없는 투자가 서민층의 재산형성을 지원한다"는
주장은 논리에 맞이 않다.

주식은 본질적으로 가격이 급변하는 위험자산이다.

증권투자가 부동산등 다른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려준다고 하지만 이는
증권시장 전체의 평균적인 수익률을 말하는 것일 뿐 개별 주식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손익계산이 반드시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증권투자가 "손실을 볼 가능성을 담보로 보다 높은 수익(위험)을 추구하는
것"을 특성으로 하고있다는 사실은 재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또 바로 그 때문에 증권투자는 언제나 여유자산으로 하라는 격언도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가 근로자 복지기금을 풀어 우리사주 매입 자금을 빌려주겠다는 것은
근로자에게 빚을 내어 주식투자를 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코스닥이나 제3시장의 소위 성장 주식들이 안고있는 투자 위험성은 따로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들 시장은 정보의 불투명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작전등 불공정 거래조차
난무하는 터여서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에는 매우 부적합한 것이 사실이다.

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내실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주가가
확연히 갈릴 것이 뻔한데도 당국이 지금의 주가상승이 계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정책을 추구한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지난 80년대 후반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었던 국민주 보급정책도 증권시장
에 대한 당국자들의 단견이 초래한 참담한 실패 사례에 다름 아니었다.

포철과 한전 주식이 국민주로 보급되고 우리사주에 대한 각종 장려책이
베풀어졌지만 결과는 90년대 초반의 수많은 깡통계좌로 귀착되고 말았다.

증권투자자의 손실도 그렇거니와 이로인해 12.12증시부양등 경제전체에
심각한 짐을 지웠다는 사실을 당국은 깊이 되새겨 주기 바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