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을 보면 주식거래 자체를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물론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보다 위험성이나 투기성이 높다는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등록된 모든 주식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하한가로 마감하는 날이 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엄연히 국가가 관리, 감독하고 주도하는 중요한 벤처기업 자본의 원천인
코스닥시장이 이렇게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 시장의 후진성을
반증하는 게 아닌가 한다.

다른 많은 코스닥 투자자들도 그렇겠지만 나스닥지수니 금리, 국제유가 같은
외부변수에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정부의 엉성한 관리 그 자체에 있다.

첫째는 전산시스템이다.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우리나라가 코스닥에 아직 전산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체결 지연사태를 빚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컬한 이야기인가.

지금 우리나라는 초고속통신망을 외국에 수출까지하는 수준이 아닌가
말이다.

둘째는 벤처기업을 선정하고 육성하는 정부의 정책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 진입때 보다 객관적인 잣대로 판단하는 일, 그리고 시장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기업을 과감히 퇴출시키는 일도 정부의 몫이라 생각한다.

항간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논리로 인해 정부가 인위적인 부양정책을 쓸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도는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의 의지를 궁금해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코스닥에 투자했다고 해서 꼭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에서
이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린아이도 투자에는 위험요소가 있음을 다 안다.

그러나 정부의 관심부재로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는 내
판단에 많은 투자자들이 공감할 줄로 믿는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한다.

김효진 < okkhj@chollian.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