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왕 < 미국 컴퓨터 어소시에이츠(CA) 회장 >


우리는 새로운 밀레니엄의 동이 트는 것을 바라보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다.

달력에 새겨진 2000은 단지 종이 위에 씌어진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숫자에 담겨있는 의미는 특별하다.

2000이란 숫자는 과거에서 미래로 가는 새로운 통로를 상징한다.

또 과거의 성취와 다음 세대의 약속으로 향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의미있는 뉴밀레니엄의 첫해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는 행운아다.

1천년에 한번밖에 없는 귀중한 해를 품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지구상에 현존하는 60억명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20세기는 기계사회에서 전자사회로 변화하는 시기였다.

지난 1백년 동안 중요한 기술적.사회적 변화들이 매우 많았다.

컴퓨터의 출현으로 전에는 며칠씩 걸리던 계산을 단 몇분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인터넷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지금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지구 반대편에서
모아둔 정보까지 주고 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심지어 생각하는 소프트웨어까지 갖게 됐다.

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면서 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적 개념은 "인터넷 시간"이라는 현상에 의해
급변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경제의 패러다임까지 바뀌었다.

인터넷이 세상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앞으로 50년간 우리 사회는 그동안 겪은 것보다 훨씬 빠른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세계의 개인과 조직이 빛의 속도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통신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질 게 분명하다.

이렇게 세계가 지금보다 더 긴밀해지면,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활발하게 지식교류가 이뤄질 것이다.

따라서 더 많은 교육 기회가 주어지고 상호 이해가 증대될 것이며 새로운
경제기회와 서비스도 늘어난다.

이같은 상황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제는 클릭 한번으로 세상을 열 수가 있다.

책상 앞에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국경과 인종간 장벽은 급속히 무너지고 세상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이렇게 세계가 가까워지면서 다양한 인종과 문화사이의 정보교류 증진을
위한 기술개발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구세대들에게 철강과 전기가 중요했던 것만큼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술이
최고로 환상적인 도구다.

그러나 우리가 이 기술을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쓰지 않는다면
참된 기술의 의미는 없어지고 만다.

이 때문에 우리는 전자수단을 통한 정보교류만 존재하는 비인간적
정보사회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나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 그 어떤 기술도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
그리고 세계의 이웃들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화나 지리적인 차이와 무관한 인류 공통의 문제다.

미래는 인간을 위한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 의해 좌우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법으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참여할 수 있다.

우리의 선배와 부모님들처럼,여러분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분 자신이 생활을 즐기고 여가활동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웃고 사랑하고, 그리고 때로는 우는 시간도 필요하다.

기술이 많은 것을 이루어낼 수는 있다.

그렇지만 기술이 사회발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간의 감성과
경험들을 모두 대신할 수는 없다.

여러분들이 뛰놀며 웃을 때,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보다 인생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기술이 여러분을 세계인들과 연결시켜 줄 수는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세상, 그리고
그들의 꿈을 함께 경험하고, 함께 나누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터넷 채팅이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를 결코 대신할 수는 없다.

여러분들은 다음 세대를 일궈나갈 소중한 자산이다.

현재 일하고 있는 우리들은 여러분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튼튼한 바탕을 마련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술만으로 미래 세계를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는 없다.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기술과 마음은 바로
다음 세대를 위해 성공과 행복을 현실로 만드는 참으로 훌륭한 기술이다.

새 천년을 맞아 작고 소박한 소망이 하나 있다.

우리 모두 이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이다.

< 정리=조정애 기자 jcho@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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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의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업체인 컴퓨터 어소시에이츠(CA)의
찰스 왕 회장이 뉴 밀레니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에 보내온 특별 기고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