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정보시스템공학연구실은 일본의 휴먼로봇 기초연구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문부성이 지원하는 휴머노이드로봇 프로젝트의 주도 기관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나카무라(46) 기계정보공학과 교수는 "휴먼
로봇은 21세기 제조분야에서 자동차산업을 능가하는 최고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일본이 휴먼로봇 개발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를 도쿄대 혼고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나 일본의 휴먼로봇 개발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휴먼로봇 연구가 왜 중요한가.

"의료기술 발달로 노령화 추세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따라서 고령자의 병간호나 정신적인 안정 등 복지가 중요해진다.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바로 로봇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연구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연구중인 분야이기도 하다"

-일본의 휴먼로봇연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크게 세가지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인간형 로봇과 복지.오락형 로봇, 우주개발용 로봇 등이 그것이다.

인간형 로봇은 미래개척이란 차원에서 연구되고 있는 기초연구 분야다.

장기적으로 인간의 감성과 지능을 가진 로봇을 개발하는게 목표다.

복지.오락형 로봇은 실제 생활에 널리 쓰일 수 있는 로봇으로 일본이 가장
앞서 있는 분야다.

우주개발용 로봇은 인간이 수행할 수 없는 우주탐사에 쓰일 로봇이다"

-휴먼로봇은 언제쯤 가정에서 실용화될 수 있는가.

"일본에서는 특히 오락용 로봇의 경우 비교적 빠르게 가정에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복지형 로봇이나 인간형 로봇은
좀더 기다려야 한다.

기술적인 어려움보다 코스트가 문제다.

자동차 한대값 정도로 떨어뜨리려 해도 10-15년정도 걸리지 않겠나 싶다.

그러나 오락 등 생활용 로봇으로도 10년후에는 자동차산업에 버금가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휴먼로봇은 대학과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대학은 기초기술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다.

미국 유럽보다도 앞서 있는 상태이다.

설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도 기업에 못지 않다.

그러나 생산이나 패키징 등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기술은 기업이 앞서 있다.

대학은 기초기술을 개발해 놓으면 기업이 가로챈다고 비판하지만 사실 이는
협력관계로 보는게 맞다"

나카무라 교수는 교토대 기계공학과(박사)를 나와 미국 캘리포니아대
조교수 등을 거쳐 지난 1991년부터 도쿄대 교수를 지내고 있다.

< 도쿄=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