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에서 뮤직비디오를 볼 수는 없을까.

PC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이 없어도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이러한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솔루션이 한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려대 컴퓨터학과의 유혁(40) 교수팀이 "신클라이언트"( Thin Client )에서
동영상과 음성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 것.

신클라이언트란 핸드폰 개인휴대단말기 MP3플레이어 인터넷단말기 등 휴대
가능한 단말장치들을 말한다.

이 단말장치들은 소형인데다 정보 처리 및 저장 용량이 작아 동영상
구동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어렵다.

"TCM"( Thin Client Media )으로 이름붙여진 이 솔루션은 단말기에 동영상
프로그램을 깔지 않은 채 서버에서 보내주는 동영상을 재현해준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동영상을 보려면 리얼플레이어 퀵타임
윈도미디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유 교수는 동영상 데이터를 자체 개발한 압축.해제(CODEC)방식을 통해 다시
변환( Transcoding )시켜 통일했다.

따라서 서버와 클라인언트에 TCM 솔루션이 깔려 있으면 TV를 보는 것처럼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된다.

PC에서도 구동프로그램 없이 자바-애플릿( Java-Applet ) 형태로 1초에
20~30프레임의 동영상을 표시할 수 있다.

유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84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대학에서 전산학 박사를 받았다.

그때 데이터베이스(DB)와 운영시스템(OS)를 연결해 주는 DB하부계층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마침 이 분야의 연구원을 찾던 실리콘밸리의 선마이크로시스템즈에
스카우트돼 지난 90년부터 5년간 OS분야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95년엔 한국으로 돌아와 고려대 컴퓨터학과 부교수를 맡고 있다.

유 교수가 TCM 솔루션을 개발한 것은 선에 근무했던 인연이 계기가 됐다.

97년 여름방학때 선을 방문한 그는 신클라이언트에 필립스의 동영상처리칩을
장착할 수 있는지 검토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단말기에선 순간의 정보만을 보는 게 대부분입니다. 동영상칩을 내장하는
것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TCM의 개념을 제안했지요.
귀가 솔깃해진 선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발해 달라고 하더군요"

유 교수는 이때부터 30만달러의 개발비를 지원받아 2년여만에 시제품을
완성했다.

특허권은 유 교수와 연구팀이 갖는 대신 선은 기술을 공짜로 쓰고 연구개발
파트너로 계속 남기로 했다.

선은 지난해 9월 TCM 솔루션이 깔린 고성능 그래픽 단말기인 신클라이언트
(선레이1)를 내놓아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유 교수는 현재 서버와 네트워크 클라이언트 등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압축률과 전송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인터넷방송 디지털TV 개인휴대단말기 등에 TCM기술을 적용하는 연구에도
나섰다.

앞으로 인터넷의 초고속화와 디지털가입자망(ADSL)이 일반화되는데 대비한
것이다.

또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을 PC를 거치지 않고 전화선을 통해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02)3290-3198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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