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맞이 밀레니엄 행사로 들떴던 분위기를 접고 세계 각국은 이번주
부터 다시 자국의 이익을 개진하기 위한 국제관계 조율에 나선다.

10일 싱가포르에서는 국제결제은행(BIS) 특별회의가 열린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도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개도국의 외채와
외화유동성 관리문제를 협의한다.

새해들어 헤지펀드를 비롯한 국제투기자본들의 활동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회의인 만큼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1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일본과 유럽연합(EU)간의 각료회의가 열린다.

지난해말 뉴라운드 협상을 계기로 돈독해진 양국간의 관계를 활용하여
교역.투자분야에 걸쳐 경제협력 증진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의 WTO 가입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EU가 신아시아 중시정책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 경제권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과의 협상에서 양국간에
놓인 주요 현안에 대해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내느냐에 따라 향후 유럽과
아시아간의 경제관계를 미리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번주에는 고노 일본 외무상이 이태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순방에 나선다.

금년에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릴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를 사전조율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지난해말부터 동남아 지역과의 경제관계 재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이번주 10일부터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오부치 총리가 이 지역 순방에
나선다.

외형상 방문목적은 경제협력 강화에 두고 있으나 엔화 블록권 형성을
겨냥한 중장기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연초부터 활발하다.

이번주에는 아시아 지역의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칼델라
육군성 장관, 로이스 의원을 단장으로 한 하원 의원단, 로스 국무부 아태
차관보의 방문이 줄을 이을 예정이다.

<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