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내각이 13일께 출범한다.

박 총리 내정자와 함께 경제팀을 이끌 주인공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총리 내정자는 포철 회장을 지낸데다 새 정부 출범 후에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등에 간여해 온 만큼 여느 총리보다 "경제 총리"로서의 무게를 갖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그의 애칭 TJ(태준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TJ 경제정책"은 기존의 경제정책
과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과천 경제 부처는 TJ색깔 점치기에 바쁘다.

얼개를 짜놓은 경제운영 계획에 TJ냄새가 나도록 덧칠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포철신화를 이룬 실물 경제통이다.

금융분야보다는 제조업이나 수출 친화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제조업경쟁력 강화나 수출확대를 위한 금융지원등에 비중을 둘 가능성이
있다.

자민련 총재를 지내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진두지휘한 개혁정책의 한 줄기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개혁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올해 개혁의 완성을 추구하고 있다.

박 내정자가 맡아서 실행에 옮겨야 할 숙제다.

파괴하는 개혁이 아닌 경쟁력을 높이는데 촛점을 맞춘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또 4월에 치를 총선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각종 선심성 정책이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팀이 선심 정책의 기수를 맡게 되면 지속적인 개혁이나 물가안정이
흔들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새해 최대 경제과제중의 하나로 물가안정을 꼽을 만큼 물가
여건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

박 내정자는 재계의 속사정에 밝다.

기업 내부사정을 꿰뚫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재계가 적잖게 신경쓰는 대목이다.

13일엔 월례 전경련 회장단회의가 열린다.

정례회의지만 새 내각 출범과 맞물려 있어 관심을 끈다.

회장단 추가 문제등이 안건으로 잡혀 있다.

금리 불안이 진정될지도 주목거리다.

지난주 시장금리는 회사채 수익률기준으로 연 10.16%로 뛰어 올라 작년말
까지 유지된 한자리수 금리가 깨져 버렸다.

금리상승요인은 투자신탁회사가 제공했다.

투신사는 오는 2월8일 대우채권이 편입된 수익증권의 환매비율이 95%로
높아지면서 쏟아질 환매요청에 대비해 자금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금리를 인위적으로 누르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자
상승기운이 강해졌다.

일부에서는 이번주에도 상승기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자금 수요공급에 뾰족한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10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투신권의 환매상황을 점검하고 유동성
지원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2월8일을 앞두고 꿈틀거리는 금융불안을 조기 해소해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투신사에 증권금융자금 2조원을 투입하는등 이미 마련해
놓은 투신지원대책을 조기 시행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시장이 이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느냐 따라 금리 상승기운도 달라질 것 같다.

금리 움직임은 증시의 반전여부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

증시가 새 해 기대감으로 첫 달에 뜨겁게 출발할 것이라던 "1월 효과"는
무참하게 깨져 버렸다.

투자자들은 증시가 기력을 다시 회복할 것인지 아니면 처절한 패배를 계속할
것인지 입속이 바싹 타는 긴장속에 월요일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미국 증시가 지난주 금요일인 7일 강한 반등을 시도했다는 사실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 고광철기자 gwang@ked.co.kr >

[ 체크포인트 ]

<>10일 - 금융정책 협의회
국제결제은행(BIS) 특별회의(싱가포르)
- 오부치 일본 총리 동남아 순방(10~14일)

<>11일 - 박태준 총리 지명
- 일본.EU 각료회의(브뤼셀)

<>13일 - 전경련회장단 회의

<>14일 - 금융감독위원회 정례회의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