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 신도시21
<>규모 : 대지면적-68평, 건축면적-33평, 연면적-73평. 지하1층, 지상2층.
<>위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841-5.
<>준공 : 1998.2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목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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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 신도시내에 있는 "일산주택"은 평범하면서도 실속이 넘치는
집이다.

외관이 화려하지 않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아름다운 구석이 많다.

특히 아기자기한 실내구성은 집주인과 가족들에게 활력을 준다.

주인은 집을 지을 때부터 설계자에게 자신의 취향과 성격을 상세히 밝히고
이를 반영해 주기를 원했다.

남편은 시인이고 부인은 다큐멘터리 방송작가다.

두사람 모두 각자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자 했다.

그 요구사항은 설계과정에서 무리없이 수용됐다.

"일산주택"은 연노랑 판자로 외벽을 두르고 깔끔한 갈색 목조기둥을
과감하게 드러낸 것이 우선 눈길을 끈다.

하늘색 블라인드를 밖으로 빼내서 외관의 포인트로 만든 것도 이채롭다.

전체 외형은 사각형과 수직 수평선만을 사용해 안정감이 묻어난다.

이 집은 남편과 아내의 집필실, 가족 전체의 공용공간 등으로 이뤄졌다.

넓진 않지만 각자 공간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긴밀한 연결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집을 보면 "따로 또 같이"란 말이 연상된다.

1층 중심엔 공용공간인 거실이 있고 서쪽엔 남편 작업실이 있다.

2층엔 사적공간인 각자의 침실과 아내의 작업실이 놓여있다.

집을 이루는 재료도 각 방의 기능에 맞게 잘 짜여져 있다.

남편 작업실은 한지와 목재벽장, 황토바닥을 써서 조용하고 포근한
분위기다.

문학을 하는 남편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건물의 1층 서측에 일렬로 배치된 남편거실은 가족거실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자리잡고 있다.

식당측에서 마주보는 벽장을 거쳐 첫번째 문으로 연결된다.

또 하나의 미닫이 문이 이어지고,낮아지는 천장통로를 통해 들어가도록
돼있다.

마치 양파껍질을 까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아내의 공간은 2층의 동쪽 가로변에 있다.

창문을 크게 만들어 밤이면 일산 신도시가 엮어내는 그림같은 야경을 볼 수
있다.

벽면을 백색 수성페인트로 처리해 밝고 활동성이 강하게 꾸며졌다.

최상층이어서 집 전체를 볼 수도 있다.

계단실 벽체를 커다란 창문으로 개방시킨 것도 다른 집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구조다.

이로인해 넓직한 도로와 어우러진 동네전경을 항상 즐길 수 있다.

< 박영신 기자 ys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0일자 ).